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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만원 관중에 흥분했나 … 셋이 10골 먹었다

중앙일보 2010.05.07 00:52 종합 31면 지면보기
이운재, 김영광, 정성룡(왼쪽부터)
“만원 관중에 흥분했나.”


상암구장서 월드컵 수문장들 대량 실점 수모 … “수비수 실책 탓 걱정 없다”

다음 달 남아공월드컵에 나가는 대표팀 수문장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줄줄이 무너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것도 한 경기에 3∼4골씩 내주며-. 대표팀 경기가 자주 열리는 곳이라 이들에게는 익숙할 터인데도 이운재(수원)·정성룡(성남)·김영광(울산) 등 대표팀 골키퍼 3명이 올 시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0실점이나 했다.



5일 서울과 성남의 K-리그 경기에서는 정성룡이 당했다. 무려 4골을 내주면서 0-4 참패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정성룡은 올 시즌 9경기에서 6실점, 경기당 0.66골만을 허용하는 ‘특급 방어율’을 자랑했는데, 서울 전 이후 방어율이 ‘1.00(10경기 10실점)’로 껑충 뛰었다. 이운재는 지난달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반 24분부터 8분간 3골을 허용했다. 김영광도 지난달 18일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3골을 내줬다.



남아공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



대표팀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경기 때보면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실점 장면을 보면 골키퍼 실수보다 수비 실수가 더 컸다. 1차적으로 수비가 막아줘야 할 것들이 뚫리면서 어쩔 수 없는 골로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경남의 플레잉코치 김병지는 “세 경기 모두 서울에 선제골을 내 준 뒤 공격적으로 나가다 역습으로 추가 실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렇다고 골키퍼들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정성룡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관중이 많은 곳이다 보니 나도 수비수들도 흥분한 측면이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정성룡이 4실점 한 5일 성남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747명이 들어 프로스포츠 최다 관중이 들어왔다. 이운재가 3실점 한 서울-수원전 관중은 4만8558명으로 역대 3위였고, 김영광이 3실점 한 울산전 관중도 3만1646명이나 됐다. 서울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발한 셈인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골키퍼들이 상대팀 응원열기에 영향을 받아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국가대표 골키퍼를 상대로 서울이 기록한 10골에는 모두 ‘세르비아 특급’ 데얀이 관여했다는 점도 재미있다. 데얀은 성남 전에서 3골 1도움, 울산전에서 1골 2도움, 수원전에서 3도움을 올렸다.



김 코치는 “데얀은 순발력이 뛰어나 막기 힘든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만나는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에는 데얀보다 훨씬 더 훌륭한 공격수가 많다”면서 “월드컵 때는 지금보다 훨씬 관중이 많을 가능성이 큰데 수비수들이 차분한 플레이로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아야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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