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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상] 10여 년 살다보니 사투리가 저절로 …

중앙일보 2010.05.07 00:10 10면 지면보기
독립기념관 김석중 차장이 2007년 3·1절 경축행사 때 안중근 의사 캐릭터와 함께 기념촬영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천안은 고향은 아니다. 원래 고향은 서울이다. 1988년 3월 독립기념관 입사했을 때 처음으로 천안에 왔다. 그 때 천안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딱 2가지. 하나는 야구로 유명한 북일고, 또 하나는 호두과자.


첫번째 이야기 - 충청도에 사는 자부심

천안에서 산지 벌써 22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산출신 아가씨를 만나 결혼해서 2남1녀를 둔 가장이 되었고, 말투가 많이 충청도식으로 바뀌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몇 년 전 독립기념관 교원연수을 진행할 때였는데, 서울에서 온 강사 한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울입니다” 했더니, 그 강사분 조금 놀라면서 하는 말이 “저는 충청도 되시는 줄 알았습니다. 말투가 전형적인 충청도라….”



요즘 주위 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 천안에 산지 20년 넘었다고 하면 “이제는 천안사람 다 됐네요” 하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그럴 때마다 충청도 사람으로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조영남씨가 부른 노래 ‘내 고향 충청도’를 좋아한다. “1·4 후퇴 때 피난 내려와 살 다 정든 곳, 두메나 산골 …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나를 키워준 고향 충청도…. ”



그리고 독립기념관을 통해 꿈 하나를 가슴에 품게 되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분들의 희생을 알게 되었고, 그 분들은 자기 희생을 통해 우리들에게 원대한 꿈을 제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909년 10월 26일 일제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만주 하얼빈에서 처단한 안중근 의사, 1919년 3월 1일 조선의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하면서 200만명의 참여로 시작된 삼일운동, 평생을 조국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추구하셨던 김구 선생. 지금으로 환산하면 수 백억의 재산을 정리해서 만주에 무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하신 이회영 선생 일가분 등.



독립운동사를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수 많은 독립운동가 분들이 세계 평화를 지향했다는 점을 알수 있었다. 당시 양육강식과 힘의 논리만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 냉혹한 제국주의 시대에 우리의 조상들은 이미 세계평화와 인류 행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미독립선언서를 통해서 세계 만방에 밝힌 것이다.



뤼순감옥에서 사형집행 10여 일을 남겨놓고 안중근의사는 동양평화론을 저술하여 한국, 중국, 일본이 동양평화를 위해 공동노력을 통해 공동번영의 길을 가자고 제안하셨다. 평생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지킴이로 겨레의 스승으로 살아계시는 백범 김구 선생은 자신의 자서전인 백범일지에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라고 하셨다. 이렇게 세계평화를 기대하셨던 이 분들의 말씀이 과연 우연의 일치이고 공염불일까?



독립기념관에 근무하면서 가끔 ‘대한민국의 비전이 과연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가끔 있었다. 이 분들이 오래 전에 제시하셨던 세계평화의 실현을 우리나라의 비전으로 삼으면 어떨까?



나는 머리 좋고, 몸과 마음 건강하고, 단군 할아버님의 홍익인간의 정신과 애국선열들의 세계평화의 비전을 이미 고귀한 유산으로 물려받은 우리나라, 우리민족이 그 성스러운 일을 맡을 적임자라 감히 말하고 싶다.



천안에서 사는 것에 감사하고, 세계평화정신을 온 세계에 전파하는 독립기념관이 천안에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김석중 독립기념관 기획조정실 차장






독자가 직접 만드는 페이지입니다. 모두 주위에서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잔잔한 감동이 전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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