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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노컬러’가 일어섰다

중앙일보 2010.04.20 00:17 종합 16면 지면보기
18일 태국 방콕의 승리기념탑에서 ‘노컬러’ 시위대가 태국 국기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사진을 들고 ‘평화와 질서 회복’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방콕 AP=연합뉴스]
‘레드 셔츠’(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파), ‘옐로 셔츠’(탁신 반대파) 등 색깔로 분열된 태국에 아무런 정치적 색깔을 띠지 않는 ‘노 컬러(no color)’가 부상하고 있다. 2006년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가 실각한 이후 두 정파의 거듭된 과격시위에 염증을 느낀 ‘침묵하는 다수’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레드·옐로셔츠 과격시위에 염증
정치색 없는 중산층·학생 세력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도시 지역 회사원 등 중산층 시민들과 학생 등이 ‘노 컬러’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인터넷과 블로그를 통해 토론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레드 셔츠든, 옐로 셔츠든 사회의 평화와 질서를 파괴하는 과격시위 세력을 반대한다. 페이스북(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을 통해 반(反) 레드 셔츠를 표명한 네티즌은 30만 명에 달한다.



온라인을 통해 세력을 규합한 ‘노 컬러’는 17일 거리로 나와 세를 과시했다. 7000여 명의 ‘노 컬러’는 방콕 도심에서 태국 국기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사진을 들고 평화로운 시위를 했다. 레드 셔츠나 옐로 셔츠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판피치트(30)는 “레드 셔츠만이 여론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태국인끼리 서로 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레드 셔츠와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건설회사 팀장인 크리스(34)는 “태국은 과격한 시위의 나라가 아니다. ‘미소의 나라’인 태국의 본모습을 되찾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시위로 인한 경제손실액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위에 염증을 느끼는 시민들도 급속히 늘고 있다. IHT는 “레드 셔츠와 옐로 셔츠의 대립 구도에 노 컬러가 가세해 서서히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레드 셔츠 시위 지도부는 24명이 숨진 유혈 사태(10일) 이후 중단했던 가두시위를 20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실롬 거리 등에 무장 병력이 배치되자 시위 계획을 취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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