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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람쥐 복장의 교사가 강남을 활보하는 이유

중앙일보 2010.03.25 13:44
중학교 교사가 날다람쥐 복장으로 강남 거리를 활보한다. 20대의 여성 모델이 짧은 교복을 입고 스노보드를 탄다. 건장한 20대 남자는 기저귀를 찬 채 수상스키를 즐긴다. ‘사계절을 즐겁게 보내자’는 인터넷 레저동호회 ‘해피포시즌’의 이색 이벤트 풍경이다. '해피포시즌' 관계자는 "이 이벤트를 우리는 '이벤트 보딩'으로 부르는데 만화나 드라마 등의 캐릭터를 10여 명의 사람들이 단체로 흉내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이벤트 보딩에는 교사, 변호사, 공무원, 디자이너 등 우리 사회 고위 직군도 참여해 눈길을 모은다.



중학교 2학년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세훈 교사(33세)는 “지난 해 할로윈데이 때 날다람쥐 복장을 하고 저녁 8시부터 새벽 2-3시까지 강남거리를 활보했다. 외국인이 다가와 사진을 함께 찍자는 말에 연예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기에 용기를 내서 참여할 수 있었다”고 얘기한다.



전현선(30, 디자이너)씨는 “플래쉬 몹 같이 많은 사람들이 스키장, 강남역, 수상스키장에서 조커, 드라큘라, 아기, 해적, 교복 등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출현한다. 게릴라같이 갑자기 등장하기에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은 물론이고, 복장이 재밌다고 모르는 사람이 술값까지 내 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색 이벤트보딩을 하는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나, 그 시간을 즐기자’라는 생각에서다. 15만 명이 회원으로 있는 ‘해피포시즌’에서는 매년 스키장이 열리는 11월말이나 수상스키시즌에 일부 회원들이 이벤트에 참여한다. 이 동호회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미혼 남녀가 주회원이다. 혈기왕성한 젊은층이기에 인터넷에 한 회원이 ‘모이자’는 급만남을 제안하면, 할로윈데이나 크리스마스에 갑자기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오시은(26세, 모델)씨는 “색다른 옷을 입고 스키장이나 거리에서 남 앞에 선다는 것이 즐겁다.”며,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분위기가 흥겨워지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멀티미디어팀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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