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청원, “희망연대 후보 공천 않겠다” 한나라에 합당 제안

중앙일보 2010.03.25 03:01 종합 6면 지면보기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희망연대, 옛 친박연대) 간 합당 협상에 새 변수가 생겼다.


“살아서 돌아가는 게 창당 정신”
한나라당에 위임’ 옥중 서신

희망연대 서청원(사진)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합당을 받아들이겠다고 전격 제안했기 때문이다. 수감 중인 서 대표는 이날 노철래 원내대표를 통해 발표한 서신에서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의 승리를 위해 (우리 당이) ‘한 사람의 후보도 공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며 “한나라당과의 합당 문제는 한나라당에 맡기자”고 밝혔다. 서 대표는 “희망연대 전신인 친박연대의 창당 정신은 ‘살아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며 “더 이상 보수의 분열로 나라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도 등을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대표의 제안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은 반색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사무총장은 “우리가 합당에 연연하는 건 아니지만 야권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보수 진영도 단합해야 승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서 대표 스스로 상황을 정리한 만큼 합당 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희망연대의 이규택 공동대표와 노철래 원내대표, 한나라당 정병국 사무총장은 합당과 관련한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문제는 희망연대 측이 서 대표의 사면·복권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합당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답보상태였다. 그런 만큼 서 대표의 서신은 이런 걸림돌을 일단 제거한 셈이다.



그러나 양측의 합당 협상이 속도를 내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희망연대 일부의 기류는 서 대표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어서다. 이규택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대표의 서신은 사실상 한나라당에 백기 투항하자는 것”이라며 “서 대표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 보장 ▶당협위원장 등 당직 20% 보장 ▶서 대표의 즉각 사면 등 5가지를 합당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부분 한나라당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이다. 논란 끝에 희망연대는 2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다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희망연대 내에선 국고보조금 등 현재의 독자체제로 얻는 기득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적잖다. 특히 희망연대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을 지닌 인사들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의원은 “의원들이야 조건 없이 합당하는 걸 희망하지만 다른 당원들을 생각하면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