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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렇습니다] 왜 CD 금리만 꿈쩍하지 않을까

중앙일보 2010.03.25 02:55 경제 6면 지면보기
요즘 시중 금리가 내려가는데 유독 움직임이 굼뜬 금융상품이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다. 국고채·회사채의 금리는 모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CD 금리만 하락폭이 작다.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CD란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무기명 예금증서다. 예금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예금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경기 회복의 기운이 아직은 약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화정책과 관련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김중수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가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되면서 당분간 저금리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은행 경영 규제로 CD 발행·거래 줄어 제자리걸음

이런 추세에서 CD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은행의 건전 경영 규제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4년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14년부터 은행들은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0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은행들의 과도한 외형 경쟁을 억제하고 유동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예대율을 산출할 때 CD를 팔아 조달한 자금을 예금에 포함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하라는 말은 들어온 예금이 100만원이면 대출도 100만원만 하라는 얘기다. 은행들은 대출을 많이 해야 이익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예금이 덜 들어오면 CD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대출을 확대했다. 문제는 예대율을 계산할 때 CD를 포함하는 게 국제적으로 표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 때 파이낸셜 타임스(FT) 같은 외국 언론은 CD를 뺀 예대율을 분석해 ‘한국의 은행들이 과도한 차입 상태에 있다’고 지적해 위기가 증폭되기도 했다. CD를 제외한 예대율 규제는 이런 이유로 나온 것이다.



은행들은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CD 발행을 줄였다. 마침 시중에 많이 풀린 돈이 예금으로 몰리면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CD를 발행할 필요도 없어졌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120조원에 달했던 CD 발행액(누적)이 올 1월에는 101조원에 그쳤다. CD 거래가 안 되면서 CD 금리는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CD 금리가 덜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불평이 터져 나온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불평이다. CD 금리는 변동 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로 사용된다. CD 금리의 변동에 따라 대출금 이자 부담도 변한다는 얘기다. CD 금리가 시원하게 내려가야 이자 부담도 준다. 그런데 지금 같은 금리 하락기에도 CD 금리의 변동이 거의 없으니 대출 이자가 줄 여지가 없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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