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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집합” … 북, 남측 업체 불러놓고 ‘판깨기’ 위협하나

중앙일보 2010.03.25 02:03 종합 12면 지면보기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역에 있는 남한 업체의 부동산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25일 우리 측 소유주들이 현지를 방문한다. 한국관광공사 측 3명은 시설물 점검을 위해 24일 미리 방북했고, 주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18홀 규모 골프장을 갖고 있는 에머슨퍼시픽 등 관계자 16명은 25일 오전 들어갈 예정이다.


부동산 소유주 19명 방북
정부 “무조건 재개는 안 돼”

초미의 관심거리는 북한 당국이 업체들에 어떤 입장을 통보하느냐다. 지난 4일 북측 사업자인 아태평화위(위원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는 “남조선 당국이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계속 막을 경우 부동산 동결, 기존 계약 파기 등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 조사를 명분으로 우리 업체를 불러모아 사업중단을 위협함으로써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금강산 현지의 남측 관리인력 53명을 추방한 뒤 4월 계약파기와 5월 중국 등 외국인 관광의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북측에 군부인사가 포함된 점도 강경조치를 예견케 한다.



그러나 당장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중앙대 이조원(정치외교) 교수는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에 따른 치적으로 삼고 있다”며 “사업자들을 통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후속 대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개될 경우 연간 3000만 달러 수준의 현금수입을 안겨줄 사업을 쉽게 접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부는 2008년 7월 북한 경비병에 의한 남한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사업 중단의 원인이 된 만큼 신변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특별조치’를 해주었다며 신변보장은 해결된 문제라고 맞선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공안당국이 최근 우리 국민 4명을 억류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신원조차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관광 재개를 주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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