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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진 술값 795만원도 WBC 경비?

중앙일보 2010.03.25 01:51 종합 2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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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포상금 소송 법원에 내역서
선수협 “숙식비 4억도 이중 지출”
KBO “25억 대회 비용 투명 집행”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사용한 경비 내역을 놓고 프로야구선수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선수협회가 “술값 등 정당한 경비로 인정할 수 없는 금액이 너무 많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대회 포상금을 둘러싸고 선수협회와 소송 중인 KBO는 22일 법원에 당시 경비 내역과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 비용 내역은 총 24억9921만원이다.



KBO가 제출한 증빙 자료 중엔 서울 논현동 한 유흥주점에서 1월 19일 발급한 795만원짜리 영수증이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회식비로 결제한 금액이다. KBO는 대회 폐막 뒤인 4월 2일 같은 곳에서 430만원을 결제했다. 선수협회는 “코칭스태프 술값은 정식 경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영구 총재와 하일성 당시 사무총장이 선물비로 사용했다는 404만원도 ‘사적인 지출’로 보고 있다.



또 숙박비 및 식대로 처리된 4억1059만원에 대해 선수협회는 ‘이중 지출’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 선수협회는 대회 규정상 주관사인 WBCI가 선수단 숙박비와 식대를 지불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비용처리로 올릴 수 없는 항목이라고 보고 있다. 전지훈련지인 애리조나와 2라운드가 열린 샌디에이고에서의 식비가 하루 평균 194만원인 데 비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38만원이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선수협은 또 KBO 직원격려금, 기념품 제작비, 삿포로돔 예약취소 위약금 등에 대해서는 “KBO가 자체 부담해야 할 금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수증 없이 내부품의서나 청구서만 제출된 비용 항목을 문제 삼았다. 1월 8일 유니폼발표회 비용(4504만원)은 KBO가 자회사인 KBOP에 송금한 기록만 있다며 증빙 자료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KBO는 “투명하게 경비를 집행했다”며 “선수협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사안”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선수협회가 의혹을 제기한 숙박비 과다지출 등에 대해 KBO 관계자는 “45명 외 전력분석요원·훈련보조요원 등 11~14명이 일정에 동행했다. 이 때문에 숙박비가 추가로 지출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WBCI에서 받은 식대는 전액 선수단에 지급했다. 그리고 자체 비용으로 식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 격려금 등에 대해서는 “대회와 관련된 비용이므로 당연히 경비로 잡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수협회 측은 지난해 10월 포상금과 관련한 소송을 냈다. KBO가 WBC 대표 선수들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힌 포상금은 9억원, 1인당 3200만원에 해당된다. 하지만 선수협회는 약 28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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