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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 곽영욱씨 콘도·골프 회원권 사용”

중앙일보 2010.03.25 01:49 종합 20면 지면보기
검찰이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008~2009년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콘도·골프장 회원권을 이용했고, 숙박비 전체와 골프장 요금 일부를 곽 전 사장이 대납했다며 관련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김형두)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서울중앙지검 권오성 특수2부장은 “한 전 총리가 곽씨가 회원권을 갖고 있는 제주도 콘도에서 2008~2009년 총 26일에 걸쳐 무료로 숙박했다”며 “자신은 곽씨와 친분도 없고, 돈 1원도 받은 적 없다는 한명숙 총리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검찰 “2008~9년 26일간 숙박”
“곽씨가 요금 전체 또는 일부 대납”
한명숙씨 측 “악의적 흠집내기”

검찰이 한 전 총리가 묵었다고 지목한 콘도는 곽씨가 회원권을 분양받은 제주시 소재 L골프빌리지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008년 11~12월 21일간 이곳에 머물며 자서전을 집필했고, 2009년 7~8월에도 5일 동안 이곳에 묵었다. 검찰은 “하루 숙박비 66만원인 콘도에 장기간 무료로 묵고, 골프장 요금을 일부 대납했다”며 “당시 한 전 총리가 세 차례에 걸쳐 골프를 했다는 내용의 관련자 진술 등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다. 검찰은 증거 제시를 위해 광범위한 탐문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공소사실이나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계없는 악의적 흠집내기”라고 반발했다. ‘한명숙 전 총리 공동대책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 전 총리가 책을 쓰기 위해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소개로 숙박을 한 적은 있다”며 “이 기간 휴가 차 내려온 동생 부부와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동생 부부가 라운드할 때 함께 따라다닌 적은 있지만 골프를 직접 치진 않았고 골프 비용도 다 치렀기 때문에 대납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곽 전 사장이 정세균(전 산업자원부 장관) 민주당 대표와 골프 약속을 잡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모를 제시했다. 곽 전 사장의 지인인 곽영길(56) 아주경제신문 대표의 2005년 수첩이다. 검찰은 수첩에 적혀 있는 ‘6월 10일 2시30분 곽KE(대한통운의 영문약자) 정세균 GF(골프)’라는 문구에 대해 “곽 전 사장과 정 대표의 골프 모임을 주선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대표는 “ 메모는 사실인 것 같은데, 골프 모임을 주선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원걸 전 산업자원부 차관은 “2006년 12월 말~2007년 1월 말 사이에 정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하러 찾아갔더니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응모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산자부 추천) 순서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고 진술했다.



이현택·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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