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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아시아 역사 강좌 열게 기금 지원”

중앙일보 2010.03.25 00:43 종합 31면 지면보기
“각국의 원 아시아 클럽(One Asia Club)이 일본·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대학에 기부금을 내고, 대학생들에게 아시아의 역사를 가르치는 강좌를 개설하게 할 예정입니다. 일본에서는 올 9월 3개 대학에서 시작하고,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역사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한국계 일본인 사토 요지 ‘도쿄 원아시아재단’ 이사장

사토 요지(佐藤洋治·사진) 원아시아 재단(도쿄) 이사장은 22일 서울에서 인터뷰에서 하면서 “아시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선 우선 아시아의 근대사를 잘 알아야 하는데,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너무 몰라 강좌 개설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의 원 아시아 클럽에서 강연하기 위해 방한했다가 다음날 출국했다.



사토 이사장은 “2003년 처음 도쿄에서 비정부기구로 ‘원아시아클럽 도쿄’가 창립된 뒤 현재까지 한국·일본·중국·몽골·방글라데시·미얀마 등 6개국의 7개 도시에 세워져 활동하고 있다”며 “우리 클럽은 지역 특성을 살리기 위해 중앙 본부없이 각 도시별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아시아클럽 도쿄’에는 법인 20여 곳과 개인 30여 명이 회원”이라며 “지난해 내가 100억엔(약 1200억원)을 출연해 재단법인이 됐는데,앞으로 돈을 더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계 일본인이다. 일제시대 조부모가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했으며, 부모 때 일본으로 귀화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다이남(DYNAM)지주회사의 회장이다. 창업주인 그는 “레스토랑 300여 개,파칭코 점포 330개, 부동산 전문회사, 회계 처리 회사, 인재 채용회사, 투자회사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은 연 1조엔(약 12조원) 정도”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 아시아 클럽’은 어떻게 탄생했나.



“10년 전 당시 주일 한국 대사관의 외교관이던 김규택씨(현 ‘원 아시아 클럽 서울’ 이사장)와 내가 ‘20~30년 뒤 아시아 공동체가 탄생하는 데 초석이 되자’며 의견을 모은 데서 비롯됐다. 일본 내외의 지인들을 중심으로 클럽을 만들고 확대했다. 차히야 엘벡도르지 현 몽골 대통령도 회원이다. 일본에선 정치인 60여 명과 아시아 각국 대사가 고문이다.” (서울 클럽에는 고건 전 총리, 라종일 우석대 총장 등이 고문이다. 서울 클럽은 3개 대학에서 아시아 역사 강좌 개설을 추진중이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



“어릴 때부터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철학적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세계의 철학자 대회에도 종종 스스로 참가한다. 또 재일한국인들이 어렵게 사는 것을 보면서 개선 방법을 많이 생각했다. 그 결과 유럽연합(EU)과 같이 아시아 사람들이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로 결심했다.”



-클럽의 기본 정신은.



“민족·국적·사상·종교를 뛰어넘어 교류하자는 것이다. 과거 일본에선 메이지(明治)시대에 ‘모두가 일본인이다’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홋카이도 아이누인과 오키나와(沖繩) 주민들의 문화를 없애려고 해 문제가 있었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리고 우리 클럽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



-클럽은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



“아시아에서 시민·문화·경제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터넷이나 홈스테이 등 민간끼리의 만남을 확대하고, 아시아 여러 도시에서 매년 두 차례 공동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아시아 경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육성한다. 1년에 한 번씩 7개 클럽 회원들이 만나 교류하고 있다. 아시아 여러 도시에 클럽을 확대하기 위해 도쿄의 아시아 각국 대사관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주창한 ‘동아시아 공동체’와 무엇이 다른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구별 지어 한국·중국·일본만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은 오히려 차별적이다. 문화와 역사가 전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하나가 돼야 한다.”



글=오대영 선임기자, 사진=김도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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