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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중앙일보 2010.03.25 00:36 종합 34면 지면보기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어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한 지 23개월 만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사법절차가 끝나고 지난해 말 특별사면을 받기까지 일체의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은인자중(隱忍自重)해 왔다. 이번에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미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세계 1등 기업으로 도약했던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한순간의 방심으로 추락했듯이 글로벌 경영환경은 어떤 기업도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급변하고 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경영복귀를 요청했고, 이 회장은 한 달여의 고심 끝에 그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는 경영 복귀의 변은 그런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의 흥망은 대주주인 이 회장 개인만이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의 장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삼성전자가 위기를 이겨내고 세계초일류 기업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면 마땅히 가용할 수 있는 안팎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이해하고 또 환영한다. 그가 그동안 보여준 기업경영의 리더십과 경륜을 십분 발휘해 삼성전자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면 굳이 과거의 허물 때문에 경영 복귀를 미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제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다해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를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재도약시키는 데 매진해야 한다. 그것만이 그가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떠안고 가겠다”던 2년 전의 퇴진 결심을 바꿔 경영 일선에 다시 돌아온 명분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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