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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에도 8년간 세금 혜택 준다

중앙일보 2010.03.18 18:50 경제 7면 지면보기
18일 오전 7시30분 청와대 본관.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한 중견기업 대표들은 불만과 바람을 쏟아냈다. 당초 지식경제부가 준비한 ‘세계적 전문 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보고받고 끝낼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제안해 마련된 자리다.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산업연구원 등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 있는 기관의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세계적 경쟁력 갖춘 회사 300곳 이상 육성 위해
정부, 2020년까지 ‘히든 챔피언’ 맞춤형 지원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앞이지만 기업인들은 거침이 없었다. 그만큼 평소 느끼던 불만과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절삭공구 제조업체 YG-1 송호근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하고 싶었는데 중소기업에서 졸업했다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며 “결국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그쪽 정부 지원을 받아 싱가포르 부스에서 제품을 전시했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통신 장비업체인 KMW 김덕용 사장은 “지경부 장관은 자녀들을 중기에 취직하라고 추천할 용의가 있느냐”며 “정부 관계자들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들의 애로도 다양했다. 손병희 신창전기 회장은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 있어도 장비와 시설이 없어 실험을 할 수 없다”며 “중소기업 재정으로 그런 고가 장비를 살 수 없으니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일괄 구입해 기업이 활용토록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명규 아모텍 사장도 “연구개발(R&D) 지원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데 거기에 머물지 말고 마케팅 지원이 좀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의 거래가 많은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거래 중소기업의 11%는 1세대들이 경영하고 있는데 가업 승계를 위해 지원이 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중소기업인들의 발언을 경청하던 이 대통령은 “정부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당부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인력 문제에 대한 고충을 듣고는 마이스터고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21개 마이스터교를 개교시켰는데 여기서 장인들을 육성해 중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 그런데 이 마이스터고의 성공에는 기업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된 지경부의 대책은 한마디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놨더니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견기업 제도를 도입해 중소기업 범위(종업원 300명 미만, 자본금 80억원)를 넘어서도 당분간 혜택을 계속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중소기업 졸업 후 3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바로 세율이 오르지만 앞으로는 5년의 준비기간을 둬 단기적으로 올리게 된다. 중소기업 전용펀드를 만들어 주식이나 회사채를 사주고, 졸업하면 한꺼번에 오르는 보증료도 점진적으로 올리는 등 금융지원책도 마련됐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이런 지원을 통해 2020년에는 규모는 작아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온’ 300곳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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