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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회고 / 회상

중앙일보 2010.03.18 08:45 경제 19면 지면보기
고위 공직을 지낸 저명인사들이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 자신들의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며 적은 기록을 흔히 ‘회고록(回顧錄)’이라 한다.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해 적은 기록이라는, 같은 뜻을 지닌 ‘회상록(回想錄)’이란 말도 있다.



일반적으로 ‘학창/청년 시절을 회고하다/회상하다’ “그는 전쟁 당시를 회고하며/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처럼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일에는 ‘회고’와 ‘회상’을 서로 바꿔 써도 괜찮다. 이처럼 두 단어는 뜻만으로 보면 차이가 없다.



하지만 두 말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는 듯하다. 회상의 상(想)은 ‘생각하다’는 뜻이다. 회고의 고(顧)는 ‘돌아보다, 응시하다, 마음에 새기다, 반성하다’는 뜻이다. ‘상’과 ‘고’의 어름에서 차이가 생긴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고’가 ‘상’과 달리 과거를 돌아보며 마음에 새기고 반성한다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남영신이 두 단어의 쓰임새를 구별한 것에 수긍이 간다. 남영신은 『 +국어사전』에서 주로 사적(私的)인 일에 관해 돌이켜 보고 기록한 것은 ‘회상록’으로, 주로 공적(公的)인 일에 관해 돌이켜 보고 기록한 것은 ‘회고록’으로 구별하고 있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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