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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취업 문’ 열어 드립니다

중앙일보 2010.03.18 03:24 종합 25면 지면보기
주부 이모(39·김천시 신음동)씨는 지난해 9월부터 석달 동안 김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전산회계사 과정을 공부했다.


김천·포항·구미·칠곡에 국비 지원 직업훈련과정

이 과정을 거치면 주부도 취직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이씨는 결혼한 뒤 지금껏 가사에만 매달렸다. 그는 이제 일을 해야겠다 싶어 몇 군데를 알아 보았지만 모두 생산직뿐이었다. 여상을 나온 이씨는 회사 경리직을 얻고 싶었다.



그는 용기를 내 친구들과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전산회계사 과정에 들어갔다. 이곳은 정부의 지원으로 교육비가 무료였다. 오히려 한달에 교통비 10만원을 보조해 주었다. 과정을 마치고 용케 전산회계사 자격증을 땄다. 이씨는 그때부터 몇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뜻밖에도 주부 사원을 채용하는 회사들이 더러 있었다.



집에서 가까운 중소기업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시험을 보고 마침내 지난달 입사에 성공했다. 이씨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신규로 경리직을 뽑은 경우”라며 “바라던 경리 일을 하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김천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미숙)이 운영한다. 지난해 여성부가 여성 직업 교육을 위해 전국에 신설한 50곳 중 1곳이다.



제빵기능사 과정 수강생들이 조리실에서 직접 빵을 만든 뒤 강사의 품평을 듣고 있다. [김천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이름 그대로 결혼 뒤 출산·육아 부담 등으로 일을 하지 못한 여성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취업이 원활한 서비스 분야의 유망 신규 직종 실무교육을 실시한다. 교육비는 국가의 지원으로 무료인 게 특징. 또 보육이 필요한 자녀가 있는 경우 교육 받는 동안 보육 서비스도 제공된다. 직업훈련을 받는 수강생이 일과 가정에서 양립할 수 있도록 교육 기간 밑반찬도 지급된다.



김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지난해 전산회계사 과정 23명, 제빵기능사 과정 18명 등 주부 41명에게 국비 지원 교육을 실시했다. 전산회계사 과정은 교육을 시키며 기업체와 주부 인턴사원 과정도 같이 운영했다. 인턴을 마친 뒤 그 업체에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산회계사 과정은 대부분 자격증을 딴 뒤 새 일자리를 얻는데 성공했다. 급여도 대체로 초임 100만원 이상을 받는다.



김미숙(55) 김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은 “지역 중소기업들이 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 여사원보다 이직률이 낮은 주부 사원을 선호하는 곳이 의외로 있었다”며 “교육 기간 수강생에게 취업 정보도 끊임없이 제공한다”고 말했다.



제빵기능사 과정도 대부분 자격증을 땄다. 이들은 또 교육을 받는 동안 실습으로 만든 빵을 매일 지역아동센터 11개소에 간식으로 제공하는 나눔도 실천했다. 김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올 들어 2년째 전산회계사를 비롯해 혼례음식전문가, 어린이 영어지도사 등 5개 과정에 직업훈련 수강생 120명을 뽑는다.



경북에는 이런 과정이 김천 이외에 포항과 구미·칠곡 등 모두 4곳에 마련돼 있다. 올해는 20개 과정 480명에 국비 3억1000만원을 들여 여성 직업 교육을 실시한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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