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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인수 대상으로 살피는 업체는 20여 곳”

중앙일보 2010.03.18 03:01 경제 1면 지면보기
롯데그룹이 인수합병(M&A)을 크게 늘릴 전망이다.


롯데제과 김상후 대표 밝혀

롯데제과 김상후 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그룹이 인수 대상으로 살피고 있는 업체가 국내외 20여 곳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M&A 규모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김 대표는 제과업계 국내 1위인 롯데제과의 M&A 복안도 내비쳤다. 그는 “롯데제과도 글로벌 제과업체 5~6곳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매년 1~2곳씩 인수를 추진해 덩치를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파키스탄에서 제과회사 한 곳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가격과 조건이 적당하다면 M&A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 그룹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롯데가 국내외에서 M&A에 적극적인 것은 단기간 내에 해당 업종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올 1월 이명박 대통령과의 30대 그룹 간담회에서 “기업 인수합병은 좋은 기회가 있으면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M&A에 필요한 현금도 넉넉한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는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을 위해 1조4000억원을 배정해 놓고 있다. 현금성 자산(지난해 6월 기준)도 약 3조5000억원에 달했다.



롯데는 2006년 이후 M&A를 꾸준히 추진하며 공격 경영을 계속해 왔다. 2007년 12월 중국의 대형마트인 ‘마크로’ 점포 8개를 인수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8년 10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마크로 점포 19개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대형마트 ‘타임스’를 사들였다.



국내에서도 영토 확장을 계속했다. 금융위기로 대부분의 기업이 잔뜩 움츠러든 지난해에도 1월에 두산주류BG를, 10월에 (주)기린을 인수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편의점 업체 바이더웨이(1월)와 GS마트·백화점(2월)을 잇따라 인수했다. 특히 GS마트·백화점 인수는 금액만 약 1조3400억원에 달하는 대형 M&A였다.



최근에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대우인터내셔널 예비 입찰에 참여하면서 포스코와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가 M&A에 적극적인 것은 그룹 규모를 보다 이른 시일 내에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상후 대표도 이날 “해외 공략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해 3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부회장 등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비전 선포식’을 했다.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올려 아시아 10위권내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룹의 덩치를 이렇게 키우려면 그간 내수시장 공략에 머물러 온 유통·화학·식품 등의 사업군이 일제히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M&A에 적극 나서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당시 비전 발표 후 신 부회장의 해외 출장이 부쩍 늘었다. 신 부회장은 이달 말에도 롯데마트 등의 사업을 점검하러 인도네시아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는 특히 전략 지역인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 지역의 유력 기업들을 대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주력인 롯데백화점은 내년 중국 톈진시의 고급 상권인 둥마루(東馬路) 지역에 중국 2호점을 개점한다는 계획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러시아 2호점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171개(GS마트 14개점 제외)인 국내외 점포를 올해 2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장기적으로 2018년까지 해외에 35개 백화점을 열어 4조~5조원의 해외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롯데제과도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자일리톨’(껌), ‘빼빼로’, ‘설레임’(아이스크림) 등 5대 브랜드를 현지화해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김 대표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발판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3억 달러(약 3400억원)인 해외 매출을 2018년까지 40억 달러(약 4조5000억)로 끌어올려 아시아 최대 제과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2007년 10월 베트남 제과업계 2위 규모인 ‘비비카’를 인수한 데 이어 2008년 8월에는 벨기에 초콜릿 회사 ‘길리안’을 인수했다.



  최지영·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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