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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에 나쁜 시장은 없다 … 수익·자산가치 동시에 관찰”

중앙일보 2010.03.18 02:41 경제 13면 지면보기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인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7.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다.


최웅필 ‘KB밸류포커스’ 운용팀장

오락가락하는 장세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1.70%)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기존 가치주 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0.61%)와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4.72%)의 3개월 수익률보다도 나았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최웅필(39·사진) 주식운용2팀장은 “수익과 자산가치를 동시에 보면서 70여 개 종목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4~5배 이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라는 두 조건을 만족하는 ‘교집합’ 종목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PER과 PBR이 낮을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



그는 “단순 자산주를 피하고 종목 숫자를 줄이는 등 차별화 전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점이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신영마라톤’ 펀드와 100여 개 종목을 편입해 운용하고 있는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와 다르다고 했다. 여기에 ‘신가치주’를 편입해 수익률 극대화를 노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장잠재력을 가졌는데도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강소기업)’을 ‘신가치주’로 정의했다.



“1등 기업에는 시장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반면 자기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데도 시가총액이 작고 (투자자가) 좋아하지 않는 업종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기업도 있죠. 하지만 이런 기업은 성장세가 보이면 자신의 가치에 맞춰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신가치주를 찾아 길목을 지키는 것이 그의 일이다. 기업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해 실제 가치에 비해 싼값에 주식을 산 뒤 기다리는 것이다. 그 시간은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확실한 건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하게 돼 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그런 맥락에서 최 팀장은 “가치주에 나쁜 시장이란 없다”고 말했다.



“기업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투자자의 생각이 비이성적으로 움직이면서 시장에서의 평가가 낮아지기도 합니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가치 투자의 대상은 널려 있다는 얘기죠.”



그는 가치주 투자를 ‘기업과 함께하는 투자’라고 했다. 그 때문에 시장보다는 기업 자체에 분석의 초점을 맞춘다. 사업모델과 자산을 비롯해 흥망스토리까지 살핀다. 스마트폰의 등장처럼 산업이나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주목한다.



그렇게 종목을 골라 누적수익률이 20%대에 근접하자 펀드 환매가 들어왔다. 그는 “투자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가치투자는 어떤 기업을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으로 번 적정 수익을 오랫동안 재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장기로 가져가면서 원리금을 늘려야 해요.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깨지지 않는 (손실을 내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는 올해 주식시장이 1600 후반대와 1700선을 왔다갔다하는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장 금리의 2~3배 정도의 수익을 추구한다”며 “스마트폰 이슈와 관련해 무선인터넷 관련 업체와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잘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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