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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사기, 경기 침체 탓에 30%나 늘어

중앙일보 2010.03.18 02:22 경제 7면 지면보기
2008년 2월부터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A씨는 쌓이는 적자로 식당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자 2008년 12월 몰래 레스토랑에 불을 질렀다. 레스토랑은 8억원짜리 화재보험에 들어 둔 상태였다. A씨는 불이 난 후 보험사 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경찰의 현장감식 과정에서 방화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초 보험금을 타지 못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과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3305억원으로 2008년(2549억원)보다 29.7% 증가했다. 지난해 적발된 인원은 5만4268명으로 전년(4만1019명)보다 32.3% 늘어났다. 보험사기 혐의자를 직업별로 보면 무직·일용직이 1만6025명(29.5%)로 가장 많았다. 6768명이었던 2008년보다 무려 136.8% 증가했다.


금감원, 작년 실태 분석

금감원 박성기 보험조사분석팀장은 “경기 침체로 무직이나 일용직 등 소득기반이 취약한 계층의 보험사기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보험사기가 가장 많이 적발된 것은 자동차보험으로 67.7%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7.1%로 가장 많았고 30대(26%), 20대(21.6%), 50대(17.4%) 등의 순이었다. 보험사기가 많아지면 부당하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늘어난다는 것으로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현재 적발되는 보험사기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2007년 보험개발원의 연구 결과 국내에서 일어나는 보험사기 총액은 2조230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감원은 올해 초 보험사기 적발시스템을 개선했다. 각종 보험금 지급 상황을 개인별로 분석해 조직적인 사기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상반기 중엔 우체국보험과 신협공제 등 유사 보험과도 정보 공유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보험사기 역시 지능화하고 있다. 한 사람이 여러 번 보험금을 청구하면 꼬리를 밟히기 쉬운 만큼 ‘1회용 피해자’를 동원하다 적발된 사례도 나타났다. 이들은 아르바이트생 30여 명에게 일당 10만원을 주고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며 14차례에 걸쳐 4000만원의 보험금을 챙겼다가 적발됐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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