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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원조받던 한국 이젠 기여도 3위”

중앙일보 2010.03.18 00:34 종합 31면 지면보기
1925년 미국 오하이오주 시더포인트에 모인 수천 명의 사람 앞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섰다. 중증시각장애를 이겨내고 작가 겸 교육가로 활동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헬렌 켈러 여사다.


국제라이온스협회 회장 에버하드 워프스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전 세계 회원이 1년에 한 번 모이는 국제대회에 연사로 참석한 것이다.



“저 같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사’가 되어주세요.” 그의 말 한마디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그 뒤 국제라이온스협회에서 실명예방·퇴치 사업은 주요 봉사활동이 됐다. 연간 3600억원의 사업비를 이 사업을 위해 쓴다.



전 세계 곳곳에 300개가 넘는 안과병원을 짓고, 7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무료 백내장 수술을 제공했다. 2005년에는 북한에 안과병원을 지어 9000여 명의 북한 주민에게 빛을 찾아줬다. 이런 노력으로 라이온스협회는 2007년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로부터 ‘세계 최고의 봉사기구’로 꼽혔다.



에버하드 워프스(58·사진) 국제라이온스협회 회장은 “봉사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직접 뛰는 것”이라며 “우리 회원들이 연간 현장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을 따지면 8000만 시간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16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제라이온스협회를 소개하면.



“비즈니스를 위해 만난 미국의 사업가들이 화두를 돈에서 소외된 이웃으로 돌리면서 시작된 것이 국제라이온스협회다. 협회는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멜빈 존스라는 보험 사업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으로 환원하자’는 협회의 취지에 동의한 미국 전역의 사업가 단체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세계 205개 나라 135만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활동은.



“한국은 1959년에 협회가 생겼으며 현재 8만6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6·25전쟁 뒤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원조를 받았다. 하지만, 원조받던 한국이 불과 반세기 만인 지금은 라이온스 협회 내 봉사 기여도 3위, 회원 수 4위에 올라섰다. 전세계 회원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한국은 굉장히 강하고 열정적인 봉사자로 가득한 나라다.”



-라이온스클럽의 봉사관은.



“봉사는 관념이나 말이 아니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봉사를 하려면 먼저 스스로 변해야 한다. 봉사라는 꿈을 키우고 행동하고 현실이 되게 노력해야 한다. 라이온스 협회는 최근에 발생한 아이티와 칠레의 지진 때 전세계 회원을 투입해 구조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단순한 모금활동을 넘어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술을 봉사활동에 쓸 수 있게 독려하고 있다.”



-라이온스협회가 사교클럽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회원이 추천해야 가입할 수 있는 가입조건 때문일 것이다. 회원 간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추천제가 사교클럽이란 이미지를 주는 것 같아 고민이다. 하지만, 이는 봉사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는 회원만 영입하기 위한 우리의 오랜 전통이다.”



글=한은화 기자

[사진=한국라이온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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