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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꿈을 꾸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

중앙일보 2010.03.18 00:30 종합 33면 지면보기
올해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3월이 되면 젊은이들의 반짝이는 눈을 보면서 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다시금 확인한다. IMF 사태나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취업난이 가중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안고 사는 사회가 한국 사회다.



지난 겨울방학에 일본에 갔을 때 텔레비전에서 어느 일본인 작가가 “지금 일본 젊은이들에게는 꿈이 없다”고 탄식했다. “왜 요즘의 젊은이들에게는 꿈이 없는가?”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일본 젊은이들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해외여행,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넓은 집이나 멋진 자동차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여행은 좋지만 일본보다 편하고 좋은 곳은 없다고 생각하고 좋은 자동차나 넓은 집을 가지면 유지비가 비싸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패기를 잃은 젊은이가 늘어난 일본이 걱정스러웠다. 그들에게서 젊음의 특권인 모험심이나 호기심, 인내와 끈기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젊은이를 보면 그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고 했던가. 풍요로운 일본이 젊은이들로부터 꿈을 앗아간 것은 아닐까. 그 프로그램에서는 결국 그들이 갖고 싶은 것은 ‘안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미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일본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경제적인 상황만 본다면 한국도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증유의 취업난이 한국을 강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젊은이들은 조금 다르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는 꿈이 있다. 꿈을 꾸고 희망과 용기를 갖는다. 자주 눈에 띄는 “꿈은 이루어진다” “나는 꿈이 있다” 등의 광고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의 꿈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려는 도전 정신으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큰 목표를 향한 많은 꿈이 있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나라들의 흥망사를 연구하면서 “꿈을 꾸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고 했다. 한국은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시련도 극복하려는 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다.



그중 하나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 최강도의 맹훈련을 이겨내고 경이적인 성적을 올렸다. 한국의 대약진 뒤편에는 꿈을 향해 모두를 건 선수들과 그 가족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거기에 세계 최고 기술이 접목되어 현재의 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도약의 비결은 한국인의 교육열에도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고등학교 시절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한 경험이 있다. 가족들은 입시생을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아내고 입시생은 맹학습의 고난을 이겨낸다. 그런 정신이 스포츠에 접목되었고 그 결과가 바로 밴쿠버의 기적을 낳았다. 입시경쟁이 치열한 상황에 대해 비판도 많지만 대한민국이 그 정신의 장점을 잃지 않으면 세계 최고를 향한 질주는 각 분야에서 계속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꿈을 잃으면 나라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꿈을 안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려는 정신이 있는 한 개인도 나라도 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최선을 다한다면 무한한 미래가 앞에 계속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일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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