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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렇습니다] 상장 앞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신경 쓰는 까닭

중앙일보 2010.03.17 03:10 경제 12면 지면보기
삼성생명 상장을 앞두고 증권가가 들썩인다. 이미 이 회사는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달 말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르면 5월께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정작 요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은 따로 있다. 삼성전자다. 삼성생명의 공모가를 결정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분 7.21% 보유, 삼성전자 주가따라 공모가 달라져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다. 지분 7.21%(1062만2814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가 삼성생명 공모가를 결정할 때 상당한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자산가치도 올라간다. 그러면 공모가도 뛸 수 있다.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가에 더 신경 쓰는 이유다. 2009년 3분기(200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총 자본은 10조8500억원이다. 이 중 ‘매도 가능한 증권평가이익’이 6조6178억원이나 된다. 전체 자본 중 61%가 보유한 유가증권 등의 평가이익이다. 이 중 삼성전자 한 종목의 평가이익은 7조331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총 취득가가 5690억원인 데 비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시가는 7조9000억원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26.4%), 삼성증권(11.4%), 삼성화재(10%) 등의 지분이 있지만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계열사 지분 평가이익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10만원이 넘느냐가 관심거리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성자동차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채권단에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넘겼다. 당시 채권단의 손실은 2조4500억원이었다. 만약 이번에 공모가가 주당 10만원(액면가 500원 기준)을 넘으면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무난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 정도 상승하면 삼성생명 공모가는 1만원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은 2009회계연도가 종료되는 이달 31일 주가로 결정된다. 그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삼성생명이 31일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를 관리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건 너무 앞서간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총 주식 수는 1억4730만 주(보통주)나 된다. 이 중 외국인 지분율이 48%에 달한다. 삼성 계열사가 나서더라도 삼성전자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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