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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이렇게 될 때 노조 뭐했나 이래선 지속가능한 성장 못해…나은 제품 위해 노사 함께

중앙일보 2010.03.17 03:01 경제 9면 지면보기
LG전자 노동조합은 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창조적 자본주의 정신을 노동운동의 새로운 화두로 꺼냈다. 박준수(56·사진) 노조위원장은 “이젠 근로자의 권리만 챙기고 ‘자기만의 리그’처럼 진행되는 노조활동은 사라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1986년 LG전자 경남 창원공장에 입사해 냉장고 등의 품질관리 업무를 맡았다. 2008년 1월부터 LG전자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노총 경남본부 의장을 겸하고 있다.


LG전자 박준수 노조위원장

-노조가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를 화두로 던졌다.



“창조적 자본주의와 노조의 사회적 책임은 같은 맥락이다. 기업에만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 권리 주장에 앞서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 경영 파트너로서의 (노조의) 역할이다.”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게 된 계기는.



“지난 1월 노조의 사회적 책임 헌장을 선포할 때만 해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구상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품질위기가 심각하게 불거졌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던 차가 졸지에 외면을 받게 됐는데 그동안 노조가 한 일이 뭔가. 도요타 노조가 경영에 협조한다고 했지만 위기상황에선 꿀 먹은 벙어리다. 이래서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고, 그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의 고용도 불안해진다.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노조가 할 일을 찾아야 하고,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다짐이 필요하다.”



-전 세계 고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노조가 품질을 보증할 건가.



“LGE USR이라는 마크를 품질 보증마크로 활용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노조(사무노총인 TCO)는 이미 1990년대 후반에 품질보증마크를 내놨다. 지금은 TCO 마크를 유럽연합(EU)이 채택했다. 이에 따라 TCO 마크가 부착되지 않은 제품은 유럽에서 팔 수 없게 됐다. 우리 노조는 왜 이런 일을 못하는가. 글로벌 기업에 맞게 전 세계인이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고, 이를 노조가 보증하면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노조만으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경영진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서 노·경이 공동 참여하는 독일식 평의회인 USR평의회를 최근 구성했다. 노조에서 12명, 회사에서 9명이 참여한다. 이 평의회에서는 분기별로 구체적 실천 실적과 계획을 논의한다. 현안과 당면과제도 풀어나가게 될 것이다. 또 학계나 정부·언론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도 꾸리고 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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