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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드라마 ‘공신’ 출연진과 진짜 ‘공신’들의 수다

중앙일보 2010.03.17 00:05 Week& 7면 지면보기
많은 학생·학부모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공부의 신’이 지난달 막을 내렸다. 드라마 속에서 울고 웃으며 마침내 수능 시험을 치러냈던 주인공들. 다시 일상 속 학생 신분으로 돌아온 그들을 진짜 ‘공신(공부의 신)’들이 만나 드라마 안팎에서 못 다한 공부 이야기를 펼쳤다.


강성태 “잠 많아 실제로 의자에 몸 묶고 공부하기도 했죠”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드라마 속 공신과 대학생 공신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창민·이찬호·강성태씨, 이현우군, 주윤정씨. [황정옥 기자]
이찬호(오봉구 역, 이하 찬): 원조 공신을 직접 만나다니 영광입니다.



강성태(학습 멘토링 커뮤니티 ‘공신’ 운영자, 이하 강): 찬호씨는 실물을 보니 더 동안이네요. 극 중에선 고3이었지만 실제로는 대학생이죠?



찬: 성균관대 연극영화과 08학번으로 휴학 중이에요. 그러고 보니 모두 대학입시를 치른 사람들이고, 현우만 아직 고등학생이네요.



이현우(홍찬두 역, 이하 현): 전 지금 평촌고 2학년이에요.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진 않아요. 긍정적인 찬두 캐릭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느라 성적이 많이 떨어져 조금 고민이 되네요. 학교에서 새로 배우는 내용도 많은데 뒤처진 부분은 어떻게 공부하죠?



강: 다음날 들을 수업 내용을 미리 살펴보고 모르는 부분은 중학교 교과서라도 다시 들여다 보세요.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라도 복습해 두면 수업 이해가 빨라질 거예요.



주윤정(고려대 생명과학부 06, 이하 주): 극 중에서 찬두는 춤을 좋아해 항상 음악을 듣던데, 현우군도 실제로 음악을 좋아하나요?



현: 네, 좋아해요. 하지만 공부할 땐 되도록 안 들으려고 노력해요.



주: 나도 음악을 좋아해서 수험생 때 많이 들었어요. 다만 가사가 잘 들리는 가요 말고 팝송이나 신나는 관현악 등을 선택해 들었죠.



이창민(연세대 신소재공학과 09, 이하 창): 학생에 따라 음악을 듣는 것의 효과는 다르지만 고3 수험생, 특히 시험이 임박한 학생은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이 좋아요. 시험 환경에 맞춰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강: 마트에서 문제를 푸는 장면은 제 경험담이 반영된 거예요. 시험장에서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산만한 환경에서도 집중할 수 있도록 마트에서 공부를 했죠. 단편적인 지식 몇 가지 더 외우는 것보다 시험 환경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게 중요할 수도 있어요.



현: 정말 드라마에 나오는 방법으로 공부했었다니 신기해요. 찬두가 물구나무를 선 채 공부하다 잠들었던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찬: 봉구는 졸음을 쫓으려고 머리카락을 묶어 천장에 매달기도 했잖아요. 심지어 냉동실에 머리를 넣기까지 했어요(웃음). 생소하고 신기한 공부 장면들이었는데 ‘정말 이렇게 하는 학생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강: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자신만의 공부법이 있어요. 치열하게 공부했던 흔적이죠. 저도 잠이 많아 밤에 책상 앞에서 30분을 못 넘기고 누워 잠들었어요. 결국 동생에게 저를 의자에 묶어달라고 했어요. 한 친구는 삼수 시절 목표로 하던 서울대 교정에 텐트를 치고 공부하기도 했어요. ‘공부는 끈기와 테크닉’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찬: 드라마 찍으면서 제 주변의 다양한 친구를 많이 떠올렸어요. 저도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차기봉’ 선생님 방식의 주입식 수학 수업을 듣고 싶어요.



창: 주입식이라는 표현 때문에 논란이 있었지만 방법적인 면에서 공감했던 부분이에요. 수학 공식은 문제를 풀 때 반사적으로 나와야 하거든요. 어느 정도 개념을 익힌 뒤에는 반복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창: 드라마를 보며 ‘메모리트리’에 공감했어요. ‘마인드맵’이라고도 하죠. 단편적인 사실만 따로 떼 머리에 넣는 것보다 관계도를 그리면 더 쉬워요. 그림으로 그려보거나 소리 내 읽는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보면 좋아요.



강: 제가 최근 드라마 내용을 바탕으로 쓴 『공부의 신 실전편』에도 그런 내용이 나와요. 시험 볼 때 ‘교과서 어느 부분쯤 있던 내용인데…’ 하면서 정작 내용은 기억이 안 났던 경험 있죠? 특히 우뇌가 발달한 학생은 마인드맵을 그리거나 요약 정리를 하면 효과가 좋아요.



주: 봉구가 최선을 다해 공부했지만 점수가 오히려 떨어져 좌절하던 장면을 인상 깊게 봤어요. 하지만 현실에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위기가 와도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거든요. 고3은 슬퍼하는 시간도 아까워요.



창: 성적은 공부한 것에 정비례해서 오르지 않고 계단식으로 오르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실력을 쌓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찬: 우리나라에서 공부, 특히 대학이라는 건 정말 각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수능시험을 치른 후 시험장을 나설 때 앞서 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이 안타까웠어요. 마치 전쟁을 치르고 온 듯 어깨가 무거워 보였거든요.



현: 형·누나들 얘기를 들으니 ‘난 이제 죽었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공부에 대한 얘기들이 아직은 그저 신기하기만 해요.



주: 공부할 땐 힘들지만 대학에 합격했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저는 전화로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서 울었다니까요.



찬: 저도 인터넷으로 대학 합격을 확인하고 너무 기뻐 집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지나가던 아주머니를 붙잡고 ‘저 대학 붙었어요!’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분께서 커피까지 사주시며 함께 기뻐해 주시던걸요.



현: 극 중 영어 선생님 ‘앤서니 양’처럼 춤을 추듯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강: 새로운 지식을 알면서 느끼는 쾌감, 내가 공부한 내용을 문제에서 맞혔을 때의 성취감을 느낀다면 공부가 더 즐거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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