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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42> 북한의 교육제도

중앙일보 2010.03.15 08:20 경제 18면 지면보기
남북한 사이에 크게 차이가 나는 분야 중 하나가 교육제도입니다. 북한 체제의 특수성 때문이지요. 수업 시간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업적과 주체사상, 노동당 정책을 필수과목으로 배웁니다. 3월에 개학하는 우리와 달리 4월 1일에 학기가 시작됩니다. 초등학교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소학교라고 부릅니다. 북한 교육제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용수 기자



김일성대 남자 신입생 70~80%는 7~10년 군대 다녀온 아저씨랍니다



북한에서는 만 5세가 되면 누구나 유치원에 가야 한다. 학교 입학전 교육의 일환으로 유치원 높은반(1년)부터 의무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탁아소와 유치원 낮은반(4살)까지는 부모 판단에 맡긴다. 북한 당국이 어린 시절부터 국가 차원에서 교육을 하는 것은 단체 생활 적응과 공산주의 교육을 위해서다. 북한은 “사회의 모든 성원들을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키우기 위한 전민적 교육을 위하여 의무교육을 실시하며 이는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소학교 3학년부터 영어·컴퓨터 배워



김일성종합대학 여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강의실 앞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북한 여대생들은 교복인 주름치마저고리(여름엔 파란색, 봄·가을·겨울은 검은색 치마)를 주로 입고 다닌다. [중앙포토]
북한의 학제는 유치원 2년·소학교 4년·중학교 6년·대학교 3~6년 체제로 돼 있다. 우리와 달리 초등교육이 4년이고, 고등학교가 따로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의무 교육기간은 유치원 높은반 1년부터 중학교 졸업 때까지 11년이다. 과거엔 인민학교-고등중학교-대학교 체계였으나 2003년부터 현 체제로 바뀌었다.



소학교에서는 국어·자연·수학·위생·음악·체육 등을 배운다. 1990년대 말부터 소학교 3·4학년들을 대상으로 영어와 컴퓨터 과목을 추가했다. ‘김일성 대원수님 어린 시절’ ‘김정일 원수님 어린 시절’ ‘김정숙(김정일 위원장 생모) 어머님 어린 시절’이 정규 교과목에 편성돼 있어 어려서부터 김일성 가계에 대한 우상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소학교 교육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국어와 수학이다. 국어는 주당 7~8시간, 수학은 5~6시간이 배정된다. 그외 과목은 1~2시간이다.



중학교 고학년은 ‘현행 당정책’까지 학습



중학교에서는 소학교 과목에 문학·외국어·역사 등이 추가된다. 소학교 시절 자연과목이 물리·화학·생물·미술·제도 등으로 세분화돼 23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최근엔 한문 과목도 추가됐다. 국어는 중학교 저학년인 1~3학년(주당4~5시간)들만 배우고 4~6학년 시절엔 문학으로 대체된다. 북한 지도자들에 대한 우상화 교육도 김일성 혁명활동·혁명역사, 김정일 혁명활동·혁명역사, 김정숙 혁명역사 등으로 확대된다. 중학교 4~6학년들은 ‘현행 당정책’ 과목도 배워야 한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학교 졸업생 10%만 대학에 바로 진학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마치면 진로는 크게 세 가지로 정해진다. 우선 대학 진학이다. 대학 진학은 예비시험(예비고사)과 본시험(본고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도별로 치러지는 예비시험을 통해 대학 추천을 받은 학생은 전체 중학교 졸업생의 20%가량이다. 이 중 본시험에 합격해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중학교 졸업생의 10% 수준이다. 이들은 성적뿐만 아니라 출신 성분과 가정환경도 좋은 학생들로 채워진다. 그래서 ‘직통생’으로 불린다.



북한은 평등을 강조하면서도 조기 영재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왼쪽부터 이름과 사진을 성적순으로 복도에 공개한 모란봉 제1중학교, 평양제1중학교 과학실험실, 모란봉공원에서 바둑 야외수업을 받고 있는 유치원생. [중앙포토]
여학생 대부분은 직장이나 직업학교로



직통생을 제외하면 남학생의 경우 대부분이 군대에 간다. 대학에 가거나 신체적으로 군 생활이 부적합한 인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7~10년의 군 생활을 하게 된다. 군대에 다녀와야 당에 입당하거나 좋은 직장을 얻게 된다. 군대에 다녀와 다시 대학 시험에 응시해 대학생이 되는 경우도 있다.



북한의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김일성종합대나 김책공업종합대의 경우 남자 신입생의 70~80%가량이 군에 다녀왔다고 한다. 이들은 본격적인 학과 수업에 앞서 1년간 예비과를 다녀야 한다. 군대 생활을 하며 잊어버린 학습 패턴을 되찾고 녹슨 머리에 기름칠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드물게 재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과 성분이 좋아야 한다.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중학교 졸업반 여학생 가운데 여군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직업학교나 직장에 배치된다.



북한의 영재 교육



수재 모인 평양 제1중학 교사도 박사급 배치




음악과 컴퓨터 영재교육기관인 평양의 금성학원
영재 교육은 북한 교육의 큰 흐름이다. 과학·외국어·예술 분야의 수재들을 따로 모아 소학교부터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 과학기술을 강조하면서 컴퓨터와 과학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각 시·도에 있는 제1중학교는 우수한 교사들을 동원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 제1중학교는 전국의 수재들이 모인다. 교사들도 교수급으로 꾸려졌다는 게 북한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 학교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생물·물리다. 생물반(학년별 25명)의 경우 평양 제1중학교 내에서도 수재반으로 불린다. 학교 관계자는 평양 방문 당시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전자현미경을 통해 난세포를 다루기도 하고, 조직 배양까지 하는 수준”이라며 “유전자 변이를 통해 ‘덩치 큰 토끼’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실험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평양의학대학 교수로 있다 정년 퇴임한 김민우(조직학) 박사도 이 학교에서 근무 중이다. 수학 박사인 방승선(51) 교장은 “84년 개교한 우리 학교 졸업생들은 김일성종합대나 김책공업종합대 등 본인들이 희망하는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며 “졸업생들은 국제수학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고 자랑했다.



금성학원 여학생이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예술 분야도 영재 교육을 하고 있다. 평양 만경대구역에 위치한 금성학원이 대표적이다. 소학반-중학반-여성취주악(밴드)·전문반(3년) 코스를 운영한다. 이곳에는 컴퓨터 수재반도 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일류 예술인들을 동원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 북한 어린이들의 서울 공연 때 드럼 신동으로 불렸던 이진혁(20)을 비롯해 부산 아시안게임과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온 ‘미녀 응원단’ 대부분이 이 학교 재학생들이었다고 한다. 각 시·도에 설치된 외국어 학원에서는 외국어 영재를 키운다. 평양외국어학원은 6년제 과정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를 비롯해 8개 언어를 교육한다.



평양에 부는 영어 열풍



북한에서도 영어가 제1외국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방승선 교장은 “세계적인 과학발전 추세에 맞게 선진적인 과학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번역된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원문 서적(원서)를 빨리 보기 위해 영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성학원은 컴퓨터 이용법을 영어로 강의하고, 인민대학습당은 캐나다 원어민을 장기간 초청해 강의하기도 한다. 영재학교에서는 외국어 교육을 위한 어학실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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