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길태, 이양 집 다락방 창문 통해 침입

중앙일보 2010.03.13 02:46 종합 3면 지면보기
김길태는 이모양 집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해 성폭행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지법이 12일 발부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은 지난달 24일 오후 7~9시 사이에 이양의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했다. 이양을 성폭행한 김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코와 입을 막은 뒤 목을 눌러 질식시켰다.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유기했다. 끈으로 손목을 묶고 양쪽 발목을 결박한 뒤 검은색 가방에 시신을 넣어 옥상으로 운반했다. 김은 물탱크 안에 시신이 담긴 가방을 넣었다. 가방 위에 석회가루를 물에 섞어 뿌리고 블록과 타일을 시신 위에 놓았다. 이어 이양의 옷과 신발 등이 담긴 검은색 비닐을 물탱크에 넣은 뒤 물탱크 덮개를 덮었다. 그리고 블록과 돌을 또 올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는 이양의 살해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았다. 시신 유기에 쓴 끈과 석회가루, 블록, 타일 등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등도 구속영장이 나와 있지 않아 향후 수사에서 밝혀내야 할 부분으로 남았다.



부산지법 251호에서 열린 실질심사에는 김이 변호사를 따로 선임하지 않아 국선변호사가 참여했다. 실질심사에 앞서 이날 오후 30분가량 김을 면담한 국선변호사는 “피의자가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만큼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질심사에서 김은 이양 사건에 대한 판사의 질문에 “할 말 없다”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이 검거되기 전인 지난 3일 은거했다 경찰이 수색하자 도주했던 사상구 덕포동의 빈집에서 그가 쓴 것으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됐다. 벽면에 연필로 휘갈겨 쓴 듯한 이 낙서는 ‘형사들이 왔다’는 짧은 문장이다. 바로 밑에는 ‘형사’라는 글자와 함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형상이 그려져 있다. 이 낙서는 그가 경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강기헌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