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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만나 흐느낀 김길태 … 주말이 범행 자백 고비

중앙일보 2010.03.13 02:46 종합 3면 지면보기
“흑 흑”. 그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흐느낌 사이로 경상도 사투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아이데이(아니다)…나는 아니데이….”


한때 반성빛 … 조사하자 다시‘모르쇠’
경찰 “대개 심경변화 1~2일 뒤 시인”
자백 유도 위해 어머니와 대면 추진

11일 밤,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33)가 가장 절친한 친구 강모(33)씨를 만났을 때 모습이다. 김이 10일 검거된 뒤 경찰 조사관이 아닌 외부인을 만난 것은 강씨가 처음이다. 강씨는 김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귄 친구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강씨는 김과 10여 분간 편하게 얘기를 나눴다. 김의 안부를 묻고 위로하는 말이 많았다. 그래선지 김은 감정이 진정되고 반성의 빛이 보였다.



옆에 있던 프로파일러들은 ‘이때다’ 싶어 강씨를 내보내고 다시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은 다시 입을 다물어 버렸다. 11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김은 이전보다 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정을 넘기자 아예 조사를 거부했다.



경찰은 김에게서 야간조사 동의서를 받아 둔 상태였다. 자정부터 12일 오전 4시까지는 조사를 하지 않고 프로파일러들이 편하게 이것 저것을 물었다. 개인취미 등 가벼운 대화였다. 그래도 이마저도 김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오전 4시쯤 잠자리에 든 뒤 오전 7시30분 아침식사 시간이 됐으나 “머리 아프다”며 일어나지도 않았다.



김희웅 사상경찰서장은 12일 “김은 이양 살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김의 자백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하고 있다. 범행을 부인하던 피의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등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면 통상적으로 1∼2일 후 범행을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는 “극형에 대한 두려움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백을 하기 위한 죄책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을 어머니와 만나게 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 서장은 “김길태가 평소 어머니와는 말을 터놓고 지냈다”며 “프로파일러와 상의해 김을 어머니와 면담시키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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