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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엔 금지돼 있는데 … 여야는 왜 교육감 선거에 목맬까

중앙일보 2010.03.13 02:42 종합 4면 지면보기
“골치가 아프다.” “답이 잘 안 나온다.”



6·2 지방선거 때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두고 여야의 선거전략통들이 자주 하는 얘기다. 이들은 좋은 인물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교육감 선거는 정당과 무관하다”고 고지했다. 지방교육자치법에도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관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지지 또는 반대를 표명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거다. 12일 현재 16개 시·도에서 64명의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뛰고 있기도 하다. 이미 4대 1이다. 출마설이 도는 인사까지 포함하면 100여 명이 넘는다. <표 참조>




<그래픽 크게보기>




정당과 무관한 선거에 정당이 사실상 개입하고, 뛰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정당에선 인물난을 호소하는 이런 ‘괴리’는 왜 생길까. 기본적으론 교육감이란 자리가 워낙 세서다. 수조원대의 교육예산을 관장하고 수만 명에 달하는 교직원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 문용린 교수(교육학)는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10만 명의 선생님들을 승진시키고 이동 배치하는 모든 게 교육감 한마디면 끝”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또 있다. 지방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간 30~40대는 투표소를 덜 찾았다. 학부모인 이들은 그러나 교육엔 관심이 많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원유철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를 해보니 교육감 후보와 정책연대를 할 경우 사람에 따라 광역단체장 지지율에 5%포인트 정도의 차이를 주더라”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5%포인트 차이면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



여야가 교육감 선거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처하곤 한다.



①구인·구직의 불일치=여권에선 지명도 높은 인물들을 발굴하기 위해 애써왔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이영희 전 노동부 장관이 서울·경기·인천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출마를 고사했다고 한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과 서남표 KAIST 총장 카드도 무산됐다. 근래엔 사교육을 없앤 교육으로 이름을 알린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이 서울시 교육감, 정진곤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경기도 교육감 후보로 거론된다.



야권에선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과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등 명망가 이름이 나오다 최근엔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곽노현 방통대 교수와 이삼열 전 숭실대 교수를 검토하고 있다 한다.



여기에 이경복 전 서울고 교장은 여야와 거리를 둔 채 서울시 교육감 선거 출마의사를 밝혔다. 김경회 전 서울시 부교육감과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도 서울시 교육감이 되겠다고 나섰다.



②선거는 누가?=지난해 서울·경기 교육감 선거 당시 물밑에선 정당이 움직였다. 당협위원장들은 자기들 선거조직을 동원해 투표를 독려했다. 정치권에선 “이번에도 결국 정당의 선거조직이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는 지방교육자치법에 어긋나는 일이다.



③선거비는 누가?=교육감 후보의 법정선거비용은 시·도지사 후보와 동일하다. 경기도 교육감 후보는 무려 40억원까지 쓸 수 있다. 후원회를 두고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지만 어디서 조달하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정치권에선 “결국 사교육업체가 돈줄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과 같은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구조란 얘기다. 



고정애·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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