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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회의장 공사 따려 미녀 350명 동원 성로비

중앙일보 2010.03.13 02:30 종합 12면 지면보기
이탈리아에서 또 대형 부패 스캔들이 터졌다. 일간지 라레푸브리카에 따르면 피렌체시 검찰은 11일(현지시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시설 건설 로비에 약 350명의 성매매 여성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검찰이 건설업자 등에 대한 전화 감청을 통해 고위 공무원들이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브라질·쿠바 출신 여성들이 성 로비에 동원됐다. 이들은 성매매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하루에 500∼1500유로(약 80만∼240만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건설업자 구속

이탈리아 검찰은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하며 G8 회의 시설 공사를 따낸 혐의로 최근 유명 건설업자 디에고 아네모네를 구속했다. 그는 동생을 시켜 호텔 객실과 성매매 여성을 준비한 뒤 고위 공무원을 호텔로 인도하는 수법으로 로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와 함께 최근 사직한 3명의 공무원도 구속됐다.



이탈리아 언론은 검찰이 전화 감청을 통해 확보한 통화 내용의 일부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구속된 한 공무원은 한 건설업자에게 전화해 “소개해준 여성의 집에서 나오다가 그녀의 남편이 집으로 오는 것을 봤다. 큰일 날 뻔했다. 앞으로는 똑바로 일을 하라”고 소리쳤다.



라레푸브리카는 재난방지 부처의 책임자인 귀도 베르토라소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측근인 그는 성매매 알선자와 통화한 것으로 밝혀지자 “등이 아파 안마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7월 G8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원래 사르데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막 석 달을 앞둔 4월에 라퀼라로 갑자기 개최지가 변경됐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는 같은 달 초에 일어난 지진 참사로 200여 명이 숨진 라퀼라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탈리아 검찰은 G8 회의 장소 변경과 이후의 시설 공사에 로비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탈리아 언론은 개최지가 바뀌면서 3억2700만 유로(약 5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쓰였다고 보도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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