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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영동 … 폭설 멎자 태풍급 돌풍

중앙일보 2010.03.13 02:14 종합 20면 지면보기
12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청대리 한 주택의 철제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전봇대를 덮쳤다(위). 서울에서도 이날 강풍이 불어 청계광장에 전시된 6·25 사진들이 바닥에 떨어졌다(아래). [연합뉴스]
강원 영동 지방에 태풍 수준의 강풍이 몰아쳐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촬영 장면을 구경하던 일본인들이 다치고 각종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지역에서도 강풍으로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오늘 아침까지 강풍 계속 … 다른 지방서도 피해 속출
정동진 ‘배용준 촬영장’ 무너져 일본 관광객 28명 부상

12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동해안 지역에 강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후 3시30분 동해시의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6.4m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오후 2시21분 강릉 초속 23.4m, 낮 12시55분 속초 초속 22.4m를 기록하는 등 초속 20m를 넘는 강풍이 몰아쳤다. 이 같은 풍속은 중간 태풍 수준으로 슬래브 지붕이 날아가고 기왓장이 뜯겨 나가는 위력이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3시10분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모 리조트 내의 조각공원에서 한류스타 배용준·최지우씨가 직접 출연하는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의 마지막 회 마지막 촬영장면을 구경하던 일본인 관광객 핫토리(55·여) 등 28명과 내국인 4명이 강풍에 부서진 시설물에 부딪혀 가벼운 찰과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배용준·최지우씨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에는 일본인 팬 1700여 명이 있었다. 이들은 겨울연가 촬영을 위해 만든 너비 2m, 폭 7∼8m의 합판으로 된 연단에서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던 중 때마침 불어 닥친 강풍에 연단이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일반 건물과 시설물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쯤 속초시와 양양군 경계하천인 쌍천의 쌍천교 인근에 설치된 가로 15m, 세로 12m, 두께 1m, 기둥 높이 3m 크기의 대형 광고판이 강풍에 쓰러졌다. 비슷한 시간 양양군 강현면에 있는 한 연수원에서는 양철판으로 된 1층 천장 마감재들이 바람에 뜯겨 날아갔다. 속초시 도문동 비닐하우스 단지의 비닐하우스 26동을 비롯해 고성과 양양 지역 농가들의 비닐하우스 상당수도 바람에 비닐이 찢어지는 피해가 났다.



이날 오후 서울에서도 강풍이 불어 지하철 2호선 성수역 부근 공사장 천막이 날아가 지하철 철도를 가로 막았다. 이로 인해 지하철 2호선 운행이 한 시간가량 차질을 빚었다.



이날 동해안 강풍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고기압에서 불어온 남서풍이 원인이다. 기상청 윤성덕 예보관은 “가파른 기압 경도로 인해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태백산맥을 타고 넘으면서 바람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동해안에는 ‘양간지풍’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봄철에는 강한 바람이 흔한 편이다. 양간지풍은 동해안의 양양~간성에 부는 바람을 뜻한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동해안에 강풍 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13일 오전까지 동해안을 비롯해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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