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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 교사끼리 ‘봐주기 품앗이’

중앙일보 2010.03.13 02:05 종합 21면 지면보기
지난해 일부 학교에서 시범실시한 교원평가에서 동료 교사 간에 서로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는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교사와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


218개 학교 시범실시 해보니 …
동료에 ‘우수’ 매긴 교사 93.5%
중·고생 수업 만족도는 50%대

중앙대 김이경(교육학) 교수는 12일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이 주최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교원평가를 실시한 3121개 시범학교 중 218개교의 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교사들끼리 서로에게 점수를 매기는 ‘수업지도’ 항목에서 94.1%의 교사들이 ‘우수’ 또는 ‘매우 우수’ 평가를 받았다. 또 ‘생활지도’ 항목에서도 교사의 93.1%가 ‘우수’ 이상의 평가를 얻었다.



이처럼 교사들이 서로에게 좋은 점수를 준 반면 학생들의 평가는 달랐다. ‘수업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초등학생의 경우 74.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학생(53.9%)과 고교생(52.1%)은 ‘만족한다’는 답이 겨우 절반을 넘었다.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교 수업에 불만이 쌓인다는 의미다.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 역시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눈에 띄게 하락했다.



교원평가에서 동료 교사 간에 서로 ‘품앗이’를 했다는 점은 김 교수가 해당 학교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 7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평가에 객관적으로 임했는가’라는 질문에 교사의 60.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79.8%)·학부모(77.4%)에 비해 평가에 임하는 교사들의 객관성이 낮았던 것이다. 김 교수는 “교원평가가 주는 부담과 평가 결과 활용에 대한 신뢰 부족 등으로 교원들이 동료들에게 온정주의적 평가를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학생들의 평가가 유용하다고 느끼는 교사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서 초등학교 교사의 24.7%, 중학교 교사의 51.1%, 고교 교사의 61%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앞서 2007년에는 초등학교 교사의 19%, 중학교 교사의 42.4%, 고교 교사의 54.6%만이 긍정적인 답을 했다.



특히 중·고교 교사 중 절반 이상이 ‘학생들의 평가가 동료교사의 평가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아 의원은 “평가 결과가 인사에 반영되는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지녀야만 평가의 객관성과 실효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서 교원평가가 실시된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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