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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람·태양·원유 … ‘에너지 확보 전쟁’ 기업들이 뛴다

중앙일보 2010.02.25 15:04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SK에너지가 2007년 7월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브라질의 BM-C-8 해상광구. [SK에너지 제공]
에너지[energy]. 물리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백과사전이 내린 에너지의 정의다. 현실에서 에너지는 힘이다.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주도한다. 지하자원이 줄어들면서 점점 더 그렇게 되고 있다. 각국이 에너지 자원 확보와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에너지 절감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연유다.



소리 없는 전쟁이 치러지는 에너지 관련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뛰고 있다. 공기업·정유사·건설사·상사에 정보기술(IT) 회사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을 제치고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 데 이어, 캐나다에서 초대형 풍력·태양광 발전 복합단지를 수주하는 등 외화벌이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불 붙은 ‘신재생’ 경쟁=신재생에너지는 석탄·석유 같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해 쓰는 것과, 태양광·물·지열처럼 계속 쓸 수 있는 에너지를 합친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3개 분야의 신에너지(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및 중질잔사유가스화, 수소에너지)와 8개 분야의 재생에너지(태양광·태양열·바이오·풍력·수력·해양·폐기물·지열)를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를 이용한 기술이다. 풍력 발전은 바람으로 회전 날개를 돌려 전기를 얻는다. 한국전력·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지난달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추진하는 60억 달러(약 6조8000억원) 규모의 풍력·태양광 발전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4월 분양하는 반포 힐스테이트 단지에서 태양광·풍력 발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단지 내 파고라(정자 형태의 쉼터)에는 태양광을 이용해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태양광·지열 등 68가지 기술을 이용해 화석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는 친환경 주택인 ‘그린 투로모우’를 선보였다.



◆원자력 강국 코리아=신재생에너지는 전망이 밝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발전 단가가 높아 아직까지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8년 기준으로 1차 에너지(전기 등으로 변환하기 전의 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43%에 불과하다. 단기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당장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원자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쏟아내는 곳이 화력발전소다. 반면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까지 총 12기의 원전을 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48%까지 높아지게 된다.



한국형 원전은 지난해 말 UAE 수출 성공을 계기로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UAE 원전사업에는 한전·한수원 외에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삼성물산 등의 국내 민간 기업도 참여한다.



◆해외 자원개발 박차=SK에너지는 16개국 33개 광구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미 페루·브라질·베트남 등의 생산광구에서 우리나라 전체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5억20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 GS칼텍스는 최근 방글라데시의 육상 탐사광구인 ‘블록7’의 지분 45%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이곳을 포함해 6개의 해외 탐사광구 지분을 갖고 있다. 지주사인 ㈜GS도 7개의 탐사광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원 개발에 나서는 것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으로 정제마진이 떨어진데다 석유 자원의 고갈과 환경 문제까지 신경써야 한다. SK에너지는 자원 개발 외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청정 석탄에너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등의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GS칼텍스는 연료·박막전지와 바이오 연료 분야에 진출했다.



◆에너지 절약에도 앞장=한국가스공사는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는 쇳물 1t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기존의 2.18t에서 2020년에는 1.98t으로 9% 줄이기로 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는 소비 전력이 기존 디스플레이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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