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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무작정 외우기만 하나요

중앙일보 2010.02.25 10:03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영어 공부법에 딱 적용되는 말이다. 단어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문장으로 엮지 못하면 의사 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영어 문장을 다 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기초적인 핵심 패턴을 익혀두면 언제든 새로운 문장으로 응용하거나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단어 따로, 문법 따로 읽고 외우기에 급급한 학생들이 따라하기 쉬운 영어 학습법을 알아봤다.

기본 문장 확실히 익히면 응용은 금방



주기적으로 반복하면 기억 오래가



강다연(서울 서일중 2·사진) 양은 학교 수업에 충실할 뿐 사교육은 받지 않는다. 전체 성적은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영어 점수는 다소 낮은 편이다. 평소 영어 공부는 학교 시험을 앞두고 교과서를 훑어보고 문제집을 푸는 정도로 해왔다. 특히 주관식 유형에 약하다. 다연이는 “영어에 흥미가 없어 공부하기가 지루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통문장영어교실의 임진하 원장은 “영어를 기피하는 대다수 학생들이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영어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는 거죠. 시험 범위에 맞춰서 무작정 외우니 힘이 들 수 밖에요.” 그는 “영어 공부에도 요령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기적인 반복 학습을 하면 한번 익힌 영어 단어와 문장을 구구단처럼 장기 기억 속에 저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임 원장은 다연이에게 10분가량 영어 테잎을 듣게 했다. 기본 문장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여덟 번씩 반복 재생됐다. 같은 문장이지만 노래 가사·남자 목소리·아이 목소리 등 여덟 번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녹음돼 있었다. 10분 뒤 임 원장이 다연이에게 방금 들었던 영어 문장을 물었다. 다연이는 10여 개의 문장을 틀리지 않고 기억해냈다. “뇌는 지루한 건 금방 지워버리죠. 같은 문장도 여덟 번을 다른 목소리로 듣다 보면 뇌에서 매번 새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만큼 효과적으로 암기가 되죠.”



친구와 묻고 답하면 문장암기 효과적



임 원장은 레벨테스트를 통해 다연이의 영어 실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읽기와 듣기에 비해 말하기와 쓰기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동안 머리 속에 저장해 놓은 영어 문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말과 글로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것.



다연이는 “말하기·쓰기가 안되는 게 단어와 문법 실력이 부족해서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단어와 문법도 영어 문장을 많이 익혀두면 한층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I envy you’라는 문장은 쉽게 외울 수 있다. 하지만 ‘envy’라는 단어를 완전히 암기하려면 몇번 잊어버리고 다시 외우기를 반복해야 한다. 여기에 ‘주어+동사+목적어’로 구성된 3형식 문장이라는 것까지 공부하다보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임 원장은 “문법은 이미 익혀둔 문장을 통해 ‘아, 이 문장의 구조가 이런 거구나’라고 이해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효과적인 문장 암기법도 일러줬다. 주제를 정해 자신보다 실력이 나은 친구와 묻고 답하는 식으로 공부해보라고 권했다. “예를 들어 ‘color’라는 주제에 대해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거죠. 주제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말이 많아질수록 영어 실력도 향상되는 게 느껴질 겁니다.”



[사진설명]강다연 양이 통문장영어교실의 주기적인 반복 학습(PM6R) 방식으로 듣기 학습을 하자 영어 문장을 쉽게 기억해냈다.



<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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