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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타협하자” 중진들이 나섰다

중앙일보 2010.02.25 02:24 종합 12면 지면보기
세종시 ‘끝장토론’ 사흘째인 24일 한나라당에선 “파국을 막기 위해 타협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파국 막자” 한나라 기류변화

지금까지는 친이계의 당론 변경론과 친박계의 원안 고수론이 격돌하며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18일 친박계 김무성 의원의 ‘7개 독립 기관 세종시 이전’안과 23일 친이계 중진 정의화 의원의 ‘교육과학기술부 등 4개 부처 이전’안이 제시된 이후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당내 중진들이 나서 대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진 역할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선 중진들 스스로가 ‘역할론’을 입에 올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중진들이 나서 갈등을 조정하고 해법을 찾아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받아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의총 토론과는 별개로 3선 이상이 참여하는 중진회의 등 다른 채널을 만들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의장은 “정부는 일단 법안 제출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도 했다. 친박계인 김태환 의원도 이날 의총에서 “6인이든 8인이든 중진들의 협의체를 만들어 더 피나는 노력을 하자.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계 안에서도 절충안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이계 핵심인 정태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의 신안도 필요하면 수정할 수 있는 만큼 친박들도 열린 마음으로 원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충분히 세종시 문제를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 측은 여전히 강경하다. 유정복 의원은 “절충안은 원안의 정신도, 신안의 정신도 담지 못하는 어정쩡한 타협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협의 가능성을 놓고서 시각이 나뉜다. 중립 성향인 박보환 의원은 “절대 안 될 것 같은 일에서도 합의가 이뤄지는 것을 봤다”고 했지만, 홍정욱 의원은 “현 상황은 어느 한쪽의 양보가 불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또 격돌한 친이-친박=이날 의총에선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지난해 7월 미디어법 개정 당시를 떠올리며 “여야가 가까스로 대화를 하게 됐는데 박 전 대표가 당론을 뒤집고 수정안을 내놓았다”며 “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들였지만 많은 의원의 자존심이 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의원은 “야당이 무조건 반대만 하던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욕을 먹으며 여론 독과점 해소 조항을 제시해 법안이 통과된 것”이라며 “정 의원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가영·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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