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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죈다고?” 남유럽 총파업 저항

중앙일보 2010.02.25 02:02 종합 16면 지면보기
남유럽 국가들이 노조의 시위와 총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재정 적자로 인한 파탄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정부가 내놓은 긴축 정책들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노동계는 24일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에 반대하는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10일 첫 총파업 땐 공공 노조 소속 공무원 60만여 명이 참여했지만 이번엔 2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영 노조 GSEE도 합류했다. 이로 인해 관공서·학교·병원 등 공공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항공기 500여 편의 운항이 취소됐고 아테네의 지하철·전차도 극히 제한적으로 운행됐다. 이날 파업엔 언론인들도 동참해 그리스 언론매체가 일제히 보도 기능을 멈췄다. 3만여 명의 노동자는 아테네 시내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고, 일부 시위대는 돌과 페인트를 던지며 경찰과 충돌했다.



그리스 노동계가 24시간 총파업을 벌인 24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시위를 벌이던 한 노동자가 경찰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아테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정부의 임금 동결과 보너스 삭감에 반대하고 있다. GSEE의 스타티스 아네스티스 집행위원은 “우리는 시장과 이윤에 앞서 사람을 고려해 줄 것을 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부에 요구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총파업은 EU 집행위 조사단이 그리스를 방문한 시점에 벌어졌다. 이들은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재정건전성 강화 조치들을 점검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23일 조사단의 아테네 사무실로 몰려가 ‘유럽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등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전날 “새로운 조치들이 조사단과 대화가 끝난 뒤 발표될 것”이라며 “그리스는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에서 설정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7%로 추정되는 재정 적자를 2012년까지 2.8%로 감축한다는 내용의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을 최근 내놨다.



스페인 양대 노조인 UGT와 CCOO도 23일 마드리드·바르셀로나·발렌시아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법정 퇴직(연금 수혜)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올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해 거리로 나섰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반대 여론이 84%에 달했다. 지난해 재정 적자가 GDP의 11.4%였던 스페인은 2013년까지 3% 이내로 낮추기 위해 향후 3년간 500억 유로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이를 위해 퇴직 연령을 올려 연금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 스페인 정부의 계산이다. 스페인 노조는 다음 달 6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웃한 포르투갈에선 공공 부문 노동자들이 다음 달 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도 지난해 GDP의 9.3%였던 재정 적자를 1%포인트 낮추기 위해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는 2013년까지 적자를 GDP의 3% 수준까지 줄이기 위한 계획을 EU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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