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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송명근 심장수술법 안전성 논란

중앙일보 2010.02.25 01:45 종합 21면 지면보기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심장수술법(CARVAR)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허술했던 의료기술 인증절차가 ‘탈’

앞서 수술법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연)이 24일 환자 사망 사례를 공개하자 송 교수가 재반박하고 나섰다. 얼핏 의료계 일부의 싸움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만 볼 수 없는 데는 배경에 그동안의 허술한 신의료기술 인증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사한 문제점이 제기돼 왔으나 정부는 2007년이 돼서야 제도를 손봤다. 송 교수의 수술법은 제도를 고치기 전의 일이라 새로운 인증절차를 밟지도 않았다.



예전의 절차에 따르면 의료기관(의사)이 새 기술을 개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달라고 신청하면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도 환자에게 시술할 수 있다. 진료비는 보험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후 심평원 산하 의료행위 전문평가위원회에서 보험 적용 여부와 경제성을 평가한다. 안전성과 유효성도 함께 심의한다. 익명을 요구한 심평원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관이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일단 신청해 놓고는 합법적으로 시술하는 식으로 제도를 악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청 후 5개월 이내에 평가를 마치도록 돼 있으나 실제로는 훨씬 오래 걸렸다. 송 교수의 수술법은 새 제도 시행 직전인 2007년 3월 보험 적용을 신청했고 경제성·안전성 평가는 2년2개월 뒤인 2009년 4월에야 마무리됐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7년 4월 신의료기술 평가 제도를 만들었고 이를 통과해야만 건강보험 적용을 신청하도록 했다.



의료행위 전문평가위원회의 안전성 심의도 한계를 드러냈다. 국내외 자료를 참고하거나 관련 학회의 의견을 참고해 안전성 여부를 판단했다. 이 위원회는 엄밀히 말하면 안전성보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나 경제성 평가를 위한 기구였는데 안전성 평가까지 떠맡은 꼴이었다.



이 위원회는 안전성에 대한 최종 결론을 보건연에 넘긴 채 지난해 4월 3년 기한의 조건부 승인을 해줬다. 당시 심의에 참여했던 보건연 이상무 실장은 “전문의들의 의견이 워낙 분분해서인지 학회의 공식 견해도 애매해 수차례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다른 관계자는 “당시 ‘흉부외과계 스타’였던 송 교수가 재산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조명을 받고 있던 터라 그의 수술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보건연은 이날 “송 교수의 환자 5명은 2007년 4월~2009년 7월 대동맥 판막부전과 협착 등으로 카바수술을 받고 부작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보건연에 최대한 협조해 왔는데 소명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며 “더 이상 보건연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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