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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디폴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 왜?

중앙일보 2009.11.24 00:34 경제 4면 지면보기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선진국의 공공 부채가 급증하면서 이들 국가가 발행한 국채와 연계된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선진국의 국채 발행이 늘면서 이들 채권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계량화한 파생상품인 CDS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대처하느라 공공부채 급증
국채 연계 신용부도스와프에 돈 몰려

FT에 따르면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의 CDS 거래는 최근 1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영국의 CDS 거래 규모는 1년 전 120억 달러에서 현재 240억 달러로, 미국은 4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늘었다. 이들 국가의 공공 재정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국채 발행이 늘어난 덕분에 관련 파생상품인 CDS 거래 자체도 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은 2006년 172.1%에서 내년에 199.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도 61.7%에서 97.5%로 이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과거 CDS 시장에서 인기 있었던 러시아·브라질·우크라이나·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물량은 지난 12개월 사이 변화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줄었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신흥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분석기관인 에볼루션의 개리 젱킨스는 “현재 채권시장의 최대 위협 요인은 선진국의 공공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시장이 판단할 경우 (선진국) 국채 투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 선진국이 재정 적자를 줄이고 공공 부채도 축소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신용부도스와프(CDS·Credit Default Swap)=채권을 사면 만기까지 들고 있어야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만기 이전에 디폴트가 나면 원리금을 챙기기 힘들어질 수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채권 만기에 원리금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해 수수료(프리미엄)를 주고 보험계약을 맺는데 이런 계약을 CDS라고 한다. 디폴트 위험이 커질수록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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