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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농촌 시장·마을 화폭에

중앙일보 2009.11.20 02:44 종합 24면 지면보기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그림을 그려 첫 개인전을 여는 길종갑씨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화천군 제공]


길종갑(46)씨는 농민이다. 그는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에서 2만㎡ 규모에 국화와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1993년 고향으로 돌아 와 16년째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이런 그가 마침내 첫 개인전을 연다.

농민화가 길종갑씨 개인전



농민 이전 길씨는 미술학도였다. 강릉대 서양미술학과를 나온 그는 화가의 꿈을 키우며 춘천의 선배 작업실에서 창작에 전념했다. 그러나 장남인 길씨는 몸이 편찮은 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어 3년 만에 짐을 꾸려 삼일리로 돌아왔다. 귀향 이듬해 결혼한 그는 아버지 병수발과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그림 그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농사일이 바쁜 봄부터 가을까지는 그룹전에 출품할 작품 정도만 겨우 그렸지만 겨울 농한기에는 몇 점씩 작품을 만들었다. 그룹전에는 50점 정도 출품했다.



이 것이 차곡차곡 쌓여 개인전으로 이어졌다. 21일부터 29일까지 춘천 어린이회관 스페이스공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곡운구곡도’ ‘용대 풍경’ ‘사창리 풍경’ ‘화천 용화제’ 등 소품에서 최대 300호까지의 유화(油畵)와 아크릴 27점을 선보인다.



대학생 때부터 마흔 살까지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환경미술을 했다는 길씨는 이후 주변 이야기 등 농촌의 생활상을 화폭에 담고 있다.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며 작업을 하려 한다는 그는 “보는 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마을 풍경과 시장, 산제 등의 소제에 생활상을 가미해 소설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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