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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세계화하려면 대표 술 뽑아 집중 지원해야”

중앙선데이 2009.10.25 02:50 137호 22면 지면보기
이동수(72) 서울탁주 회장은 나이에 비해 기운이 넘쳐 보였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그치질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서울탁주의 매출이 올해 50% 넘게 늘었다. 2000년 이후 매년 10~15%씩만 늘어나던 매출이었다. 이 회장은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을 떠나서 이제서나마 서울 장수막걸리와 월매막걸리의 존재를 소비자들이 알아주니 신이 난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2시 서울 망원동 서울탁주 회장실에서였다.

막걸리 인생 서울탁주 이동수 회장

-막걸리 열풍이 대단하다. 사람들이 모이면 자주 화제로 오른다.
“평생을 막걸리와 함께 살아왔는데 요즘처럼 막걸리의 인기를 피부로 느낀 적이 없었다. 최근 국제암협회 세미나에 모인 800여 명이 서울 장수막걸리로 건배를 했다. 업계 대표로 청와대에 초청돼 이명박 대통령도 만났다. 그때 이 대통령이 ‘막걸리가 너무 싼데 고급화할 수 없느냐’고 말하더라. 지금은 대부분이 수입쌀을 쓰고 있다. 앞으로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고급 막걸리도 개발할 계획이다.”

-막걸리를 즐기나.
“(술을) 많이 좋아하진 않는다. 막걸리를 하루 한 캔 정도 마신다. 술이 아니라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한다.”

-서울탁주는 양조업 단체 7곳이 모여 결성됐다. 경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1962년 정부 시책에 따라 협회를 구성했다. 당시 서울지역 100여 개 양조장 대표 중 51명이 주주회원으로 참여했다. 다른 협회는 낙하산 인사가 많았지만 서울탁주는 주주가 아니면 회장이 될 수 없었다. 78년 병으로 막걸리 용기를 처음 만들었다. 당시 공장장들이 반대했는데 박카스를 예로 들어 설득했다. 조그만 병에 담긴 액체가 매출이 얼만지 아느냐고 물었다. 96년 월매 캔막걸리를 출시했는데 살균하면 맛이 안 났다. 그래서 막걸리에 탄산을 주입하는 제조법을 개발해 특허를 냈다. 지금도 그 기술을 사용한다. 월매를 춘향이 엄마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있는데 아니다. 월매나무에서 따온 것이다. 5만원짜리 지폐 뒷면에 나오는 그 나무다.”

-새로 개발 중인 제품이 있나.
“인삼막걸리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오디나 포도 등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봤는데 우리 쌀과 궁합이 잘 맞는 걸로는 인삼만 한 것이 없다.”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막걸리 종류가 100여 종이 넘는다. 소규모로 외국에 나가서는 안 된다. 해외로 수출할 대표 술을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현대식으로 전자동화가 돼야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충북 진천에 2만6446.4㎡(8000여 평) 부지를 확보, 제대로 된 공장을 짓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재현한 막걸리부터 현대식 막걸리까지 고루 만들겠다. 세계화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민간 차원의 노력도 좋지만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 않나.
“농림수산식품부가 전통주 품평회를 하면서 우리는 초청도 하지 않았다. 국산쌀을 쓰는 술만 대상으로 삼았다. 언제는 수입쌀을 쓰라고 권장하더니…. 우리가 연간 소비하는 수입쌀이 1만6000t으로, 전체 수입쌀의 5%다. 훈장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동수 회장은
‘막걸리 대부’로 통한다. 1959년 가업을 이어 양조업에 뛰어든 지 올해로 50년째다. 원래 서울탁주 회장 임기는 1년인데 주주들의 지지 속에 88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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