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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물류중심국이 되어야 한다

중앙일보 1999.06.22 00:00 종합 7면 지면보기
우리나라는 동북아의 물류중심국가가 돼야 한다.


유럽에 있어서의 네덜란드와 같이. 실제로 네덜란드인들은 모국어 외에 최소한 2개 이상의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으며 국제화돼 있다.





로테르담 항구는 유럽대륙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튜린 공업지대의 경우 자국의 제노아 항구를 이용하기보다는 로테르담 항구를 이용해 수출입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물류는 곧 네덜란드의 국가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로테르담은 주변 독일.프랑스 등의 항구들보다 지리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효율적인 물류시스템 구축을 국가가 최우선을 두어 노력한 결과 얻어진 것이다.





네덜란드는 유럽대륙의 물류거점화하고 있다.


유럽연합 (EU) 의 역외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상품이 이곳에서 재조립되고, 부수적 기능이 추가되고, 지역 취향에 맞게 재포장되기도 한다.





'분배장 (Distribution Park)' 이라 불리는 물류단지에서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마케팅의 능력을 배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상품의 배송단지로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원가를 절감시키는 경쟁력을 창출하는 장소로 발전시킨 것이다.





EU에서 수출되는 상품에 있어서도 세계 어느 곳이나 최소의 비용으로 최단의 시간에 상품을 배송해 제품의 수명단축에서 오는 불리함을 최대한 극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북아 한.중.일 3개국에서 인구로는 4%를 차지하고, 국토면적에 있어서 2%, GDP에 있어서는 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구에 있어서, 국토면적에 있어서, 경제력에 있어서도 이 지역의 중심국가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주변국으로 머무르면 국력이 쇠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숙명적으로 부지런히 움직여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스스로 중심국가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추구해야 될 경쟁력은 첨단기술 우위나, 풍부한 천연자원의 부존에서 오는 절대 경쟁력이 아닌 남들이 가진 이러한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연결시키고 부가가치를 늘려줄 수 있는 물류라는 보완적 경쟁력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이후 한반도 통합 운송망 구축이 실현되면 한반도는 아시아는 물론, 중국 및 러시아의 대륙관통철도와 연결해 중국 동북부.중앙아시아.중동.유럽 등과 효과적인 수송망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방대한 영토와 인구, 시베리아의 풍부한 지하자원, 그리고 일본의 첨단기술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연결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협소한 국토에 공장을 유치하기보다는 중국에서 제조된 기본상품에 창의적 아이디어에 의한 부가기능을 추가시키고 디자인.패션 등 마케팅기능을 강화시켜 새로운 상품으로 재창출해내야 한다.





지리적인 유리한 위치에서 물류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독창적 마케팅기능을 창출해냈을 때 우리는 동북아의 물류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


현재 항만 건설 및 신공항 건설 등 하드웨어의 건설과 더불어 마케팅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물류시스템 구축에도 정부가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동북아 블록화의 주체는 우리가 돼야 하며 중국과 일본의 자본.기술 격차를 잘 조화시키고 효율적 역할분담의 조정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가 왜 존재해야 되는지 분명한 이유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국민의 장점인 스피드와 독창성으로 물류를 우리의 경쟁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김준수 서강대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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