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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coverstory] 신촌에 하나, 명동에 하나 … 쇼핑 별천지 둘

중앙일보 2009.09.04 00:00 Week& 2면 지면보기
서울 명동 눈스퀘어 1층 ‘망고’ 매장의 쇼윈도
신촌에 하나, 명동에 하나 쇼핑 별천지 둘 최근 서울에 대형 쇼핑몰 두 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지난달 21일 신촌 지역에 ‘유플렉스’가, 28일엔 명동에 ‘눈스퀘어’가 공식 개장 했다. 두 곳 모두 젊은이들을 겨냥한 쇼핑몰이다. 새롭게 문을 연 만큼 공간도 컨셉트도 모두 최신식이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 기존 쇼핑 공간과 차별화하려 애 쓴 것도 공통점이다. style&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둘러 봤다. 대충 훑다보면 지나치기 쉬운 브랜드, 공간의 숨은 재미까지 찾아냈다. 무엇을 즐기면 좋을 지도 따져봤다.



명동 눈스퀘어는 굵직한 해외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쇼핑몰임을 주장하는 곳이다. 수많은 브랜드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넓은 명동 상권인지라 일단 이런 컨셉트는 새로워 보인다. 유플렉스는 ‘젊은이를 위한 쇼핑 공간’임을 내세운다. 원래 있던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옆에 2년 2개월에 걸쳐 건물을 지어 올린 새 백화점이다.



글=강승민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감각을 입는다, 감성을 채운다, 여기서 쇼핑은 놀이다



언제나 인파로 북적이는 서울 명동과 신촌에 대형 쇼핑몰 두 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한 쪽은 ‘국제 감각’을, 다른 한 곳은 ‘젊은 감성 충전’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



유플렉스, 120여개 영캐주얼 브랜드 한 곳에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지난달 21일 서울 창천동에 ‘유플렉스’라는 이름의 새 쇼핑 공간을 선보였다. 신촌점 뒤에 있던 건물을 헐고 새로 지은 지상 12층짜리 쇼핑몰이다. 신촌점 지하에는 3700㎡ 규모의 ‘영 플라자’가 있었지만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과 가까워 젊은 쇼핑객이 많이 몰리면서 건물을 따로 지어 아예 ‘젊은 쇼핑몰’로 쇼핑 공간을 확대 개편했다.



1. LED로 꾸민 샹들리에 2.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놓인 고객 휴식용 의자 3. 유플렉스 4층과 현대 백화점 신촌점 본관을 잇는 통로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고급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서울 압구정동의 본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백화점 건물과 실내를 튀는 색깔 없이 차분하게 꾸몄었다. 한데 유플렉스는 1층 실내에 들어서면서부터 선명한 보라색 기둥이 눈에 띄고 LED를 활용한 색색 조명이 곳곳에서 반짝인다. 영국의 전문 디자인 업체 JHP가 설계한 내부 장식은 지금까지의 현대백화점과 많이 다르다. 층마다 놓인 스툴(등받이가 없는 의자) 하나도 저마다 모양이 다를 정도로 디자인이 다양하고 색상도 빨강·파랑·노랑·보라 등 원색으로 화려하다. 층당 면적이 700여㎡에 불과하지만 건물 전체가 유리로 마감돼 바깥 풍경이 훤히 비치기 때문에 기존의 백화점들보다 훨씬 밝고 경쾌하게 느껴진다. 심지어 화장실 벽도 유리벽이어서 블라인드가 설치돼 있다.



남자 화장실 한쪽에는 여성 화장실처럼 칸막이를 두고 파우더 룸까지 갖췄다. 남성 고객을 위한 파우더 룸은 국내 백화점 중 처음이다. 화장까진 아니어도 머리 모양이나 옷 매무새를 고치고 땀으로 얼룩진 얼굴 피부를 수정하기엔 충분해 보였다.



모든 층의 에스컬레이터 주변과 엘리베이터 앞에는 고객이 앉아 쉴 수 있도록 스툴을 많이 비치해 두었다. 그 이유를 백화점 홍보 담당 양경우 차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층당 면적이 좁아 층간 이동이 많은데, 그러면 고객은 같은 층을 돌아다녔을 때보다 ‘더 많이 움직였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 때문에 충분한 휴식공간이 필요하죠.”



전망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외부 풍경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 공간 설계는 당장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유플렉스를 찾게 만드는 장치다. 4층 커피전문점에선 신촌명물거리 X자형 교차로의 인파를 구경할 수 있다. 13층에 위치한 ‘옥상 정원’에선 연세대 교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튀는 공간, 아직 단조로운 브랜드 구성



‘젊은 백화점’을 표방한 만큼 쿠아·탑걸·폴햄 등 대표적인 영 캐주얼 브랜드 120여 개가 입점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플렉스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이나 브랜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이에 대해 신촌점장 김동성 상무는 “계속해서 여러 개성 있는 브랜드와 입점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유플렉스에서만 살 수 있는 브랜드를 들여와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유플렉스에 들른다면 12층 문화홀의 무료 공연 목록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유니밴드 라이벌전 서강대 vs 홍대’공연과 영화 ‘차우’상영등이 예정돼 있다. 대부분의 백화점에서는 주부 대상의 공연·강좌 등을 주로 열기 때문에 오후 6시 이전에 모든 행사가 끝난다. 하지만 유플렉스는 영업시간이 밤 10시까지여서 오후 6시 이후에도 문화홀 공연 시간이 다양하게 편성돼 있다. 밤 문화를 즐기는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쇼핑의 별미]



예환
유플렉스 10층 ,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서울 이태원동, 일명 ‘경리단길’에 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예환’의 첫 백화점 진출 점포다. 식도락가들 사이에선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몇 안 되는 음식점”이란 평을 듣고 있는 곳이다. 이태원동 본점보다 3배 정도 넓은 규모다.



눈스퀘어 자라·망고·H&M … 글로벌몰



서울 명동 입구에 위치한 ‘눈스퀘어’는 ‘인터내셔널’을 최상위 컨셉트로 한 쇼핑몰이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바로 건너편에 있었지만 별로 손님을 끌어들이지 못했던 아바타몰을 2007년에 싱가포르 국적의 부동산투자 전문회사 퍼시픽스타가 사들인 뒤 약 3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고, 인수 후 20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눈스퀘어’라는 이름으로 공식 개점했다. 백화점처럼 건물주가 매장을 임대한 뒤 몰 운영을 총괄하는 방식이어서 쇼핑몰 전체의 컨셉트를 통일성 있게 꾸민 것이 특징이다.



눈스퀘어가 내세우는 ‘인터내셔널’ 컨셉트는 입점 브랜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세계 최대의 SPA(상품의 기획·생산·유통이 모두 한 회사에서 이뤄져 저렴한 가격에 대량의 의류를 공급하는 형태) 브랜드인 ‘자라’가 건물 동쪽 2개 층에 자리잡았고, 서쪽엔 스웨덴의 SPA 브랜드 ‘H&M’이 내년 3월 문을 열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이는 H&M은 총 4개 층 3000㎡의 대형 매장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스페인의 여성 SPA 브랜드 ‘망고’도 1~2층에 넓게 들어섰다.



스페인 브랜드 ‘망고’의 액세서리
그런데 자라는 이미 명동 상권에 2개의 대형 매장이 있고, 망고 역시 대형 매장 1곳이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 있다. 몇 백m 거리에 같은 브랜드의 매장이 있다면 서로 손해보는 일이 아닐까. 건물 운영을 총괄하는 퍼시픽스타 코리아의 하성동 상무는 “같은 브랜드끼리 고객을 끌기 위해 출혈경쟁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고민한 결과 꼭 눈스퀘어 매장에 들를 만한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 쇼핑 품목을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대개 10대와 20대 초반은 명동 중앙로 양편으로 구석구석 퍼져 있는 매장들을 찾는다. 반면 눈스퀘어 주변은 20대 중반 이상의 직장인 인구가 더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는 게 개점 전 주변 상권지역 분석 결과다. 그 때문에 이곳의 망고·자라 매장에는 20대 중반 여성들에게 특화된 제품이 더 많이 들어와 있다. 실제로 망고 눈스퀘어점에서는 명동점과 비교해 더 많은 종류의 원피스·액세서리 등을 볼 수 있다. 직장 여성들의 쇼핑 품목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이다.



이 밖에도 미국 최대의 운동화 전문 상점인 ‘풋록커’, 호주의 서핑 전문 패션 브랜드 ‘빌라봉’ 등 눈스퀘어의 브랜드 진용은 국제적이다. ‘못난이 부츠’로 알려진 호주 브랜드 ‘어그’ 매장 한쪽으로 덴마크의 ‘단스코’, 영국의 ‘제이 슈즈’, 브라질의 ‘슈테라피’, 스페인의 ‘엘 나투라 리스타’ 등의 슈즈 브랜드도 보인다. 나이키·아디다스·푸마 등 해외 스포츠 브랜드도 넓은 매장을 열고 있다.



빈 국제 브랜드 자리, 국내 디자이너가 채워



4층 ‘쉐인 진’매장
눈스퀘어의 ‘인터내셔널’ 컨셉트 패션 브랜드는 여기까지다. 나머지 공간은 국내 브랜드로 채워졌다. ‘콕스’ ‘쉐인 진’ ‘쏘 베이직’ ‘로엠’ 등 이랜드 그룹 브랜드가 4층에 들어섰다. 쉐인 진은 눈스퀘어점에서 프리미엄 청바지 섹션을 따로 구성했고, 로엠도 300㎡의 대형 매장에 걸맞게 다소 높은 가격대의 ‘퍼플 라인’ 등을 내놓고 있다. 5층은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간호섭 교수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선정한 한국의 중견·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 숍으로 구성된 공간 ‘레벨 5’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소비자는 물론 명동을 주로 찾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한 것으로 백화점이나 동대문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브랜드 숍 30개가 입점해 있다.



글=강승민 기자 ,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ang.co.kr



쇼핑의 별미



닥터 로빈
눈스퀘어 6층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음식 치료학’ 컨셉트의 카페 겸 레스토랑. 0칼로리인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포함해 조리할 때 사용하는 기름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탄수화물 열량 또한 보통 메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파스타 등 다이어트에 중점을 둔 메뉴들이 특징이다. 서울 중심가에는 첫선을 보인 것으로 넓은 야외 테라스도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장 김동성 상무“젊음이 모이는 유쾌한 문화 허브로”



유플렉스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젊은 감성 충전 공간’이다. 개점 전까지 수십 차례 토론을 거쳐 ‘젊은 세대를 확실하게 만족시킬 만한 무엇’을 찾은 끝에 내린 결론이다.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 신촌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둔 것도 감성 충전을 위해서다. 젊은 세대일수록 쇼핑몰에 물건만 사러 오는 게 아니다. 공간의 재미를 느끼고 공간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 조명과 스툴 디자인에 신경쓴 것도 그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안내 표지판만 봐도 문자는 없고 아이콘만 그려져 있다. 시각적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를 위한 세심한 기획이다. 이벤트홀에서 벌어지는 공연도 여느 백화점과는 다르게 할 것이다. 홍대 앞 인디밴드들의 공연을 유치하고, 신촌 일대의 문화활동들을 적극 연계해 나가면서 유플렉스 자체가 ‘신촌의 문화 허브’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다.



눈스퀘어 운영사 퍼시픽스타 코리아 하성동 상무

“전세계 패션 한 곳서 즐기세요”




대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쇼핑몰은 분양 형태였다. 건물 주인이 가게를 하나씩 떼어서 상점주에게 팔면 끝이었다. 그러다 보니 지속적으로 몰 전체가 관리되지 못했다. 해외의 유명 쇼핑몰은 분양보다 임대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래야만 몰 자체를 특색 있는 하나의 컨셉트로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눈스퀘어는 그런 점에서 입점 브랜드뿐 아니라 운영 방식도 국제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눈스퀘어는 전국 최고의 땅값을 자랑하는 명동 입구에 있다. 이런 곳에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고객의 이동 공간을 최대한 넓게 만들어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 것도 당장의 수익보다는 ‘명동을 대표하는 쇼핑몰을 만들겠다’는 목표 덕분에 가능했다. 브랜드에서 입점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백화점보다는 저렴해 브랜드의 이익이 더 늘어나는 것도 장점이다. 그 이익은 곧 고객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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