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57> 프랜차이즈

중앙일보 2009.07.07 00:04 Week& 9면 지면보기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2007년 기준 78조7000억원, 국내총생산(GDP)의 8.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프랜차이즈가 국내에 도입된 지 30년밖에 안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특히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일자리 창출 기능이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맹본부의 설립으로 본부 직원은 물론 가맹점주, 가맹점 종업원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 프랜차이즈 산업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자영업을 활성화해 실업난의 해법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지 전망해 봤다.


브랜드 절반은 외식업, 가맹점 수는 훼미리마트 3991개로 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





상품 외에 점포 운영방식도 패키지로 제공



프랜차이즈 사업이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 가맹점주는 본부에 가맹비와 로열티·기술이전료를 지급하고 본부는 가맹점주에게 상품·기술·교육·영업방식 등 사업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사업 형태를 말한다. ‘프랜차이즈(franchise)’라는 단어는 ‘자유를 주다(to free)’라는 의미의 고대 프랑스어인 ‘franc’, ‘francher’에서 유래했다. 이는 중세 가톨릭교회가 세금을 징수하는 관리에게 세금 일부를 갖도록 허용하면서 나머지는 교회에 납부하도록 했던 것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상품 프랜차이즈(Product Franchise)’와 ‘비즈니스 포맷 프랜차이즈(Business Format Franchise)’다. 전자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광의의 프랜차이즈 개념 중 하나이자 초기 형태의 프랜차이즈다. 코카콜라 본사와 콜라 원액을 공급받아 병에 담아 판매하는 업체 간의 관계, 굿이어 등 타이어 제조회사와 타이어 전문점 간의 관계, 포드 같은 자동차 제조 회사와 자동차 딜러 간의 관계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1960~80년대에 흔히 사용되던 ‘대리점’ 개념이 여기에 포함된다. 후자는 ‘상품’ 외에 서비스 및 점포 운영 방식 등 사업에 필요한 ‘운영 시스템’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것으로, 협의의 프랜차이즈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일반적인 개념의 프랜차이즈 사업은 후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원을 ‘롯데리아’가 1호점을 개장한 1979년으로 보는 것도 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체인(chain)’이라는 단어도 자주 사용되지만, 이는 직영점이나 가맹점에 관계없이 본사가 여러 점포를 통일적으로 관리, 경영하는 사업 방식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체인점이라 불리지만 100% 직영점 체제로 운영되는 회사이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체인점’이 아니라 ‘직영 체인점’인 것이다.



1979년에 생긴 롯데리아 소공점이 최초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79년 10월 ‘롯데리아’가 서울 소공동에 1호점을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치킨전문점·커피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설립되다가, 89년 편의점 프랜차이즈인 세븐일레븐이 1호 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97년 외환위기는 역설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성장한 계기가 됐다. 실직자와 명예퇴직자들이 대거 창업에 나서면서 프랜차이즈 창업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창업 붐은 2002년 말 자영업자의 공급 과잉을 초래, 수익성 악화와 자영업자 감소로 이어졌고 프랜차이즈 산업은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곧이어 우량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다시 성장하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98년에는 사단법인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발족하면서 업계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체계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산업 관련 법규와 관할 정부기관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부실 가맹본부의 횡포와 가맹점주의 피해가 발생해도 이를 규율할 아무런 법적 장치가 없어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중요성과 규율의 필요성을 인식한 정부는 규제와 육성을 위한 법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그 결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를 위해 2002년 5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개정 법률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정보공개서 등록 및 일반 공개제도’가 시행됐다. 또 가맹사업의 육성을 위해 2007년 12월 ‘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으며 오는 9월 개정된 법률이 시행될 예정이다.



가맹점 1만 개 생기면 4만 명 고용 창출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 침체로 인해 지금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또다시 도전을 맞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놀라운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커피·피자·햄버거 등 몇몇 업종은 외국 글로벌 브랜드 일색이었는데 이제 토종 브랜드들이 외국 글로벌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음은 물론 해외로도 진출해 외화 획득과 한국 문화 전파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발전 속도라면 향후 10년 이내에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가치가 있는 산업이다. 그 본질상 일자리 창출 기능이 매우 뛰어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2007년 지식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가맹본부 1개가 설립되면 가맹점 75개가 창업하는 효과가 있다. 가맹점 1개당 3명의 종업원을 고용한다고 볼 때, 가맹점 1만 개가 창업하면 4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점포 1개당 평균 1억1650만원 정도의 투자를 하기 때문에 연간 1만 개의 가맹점이 창업하면 약 1조2000억원의 투자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량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그 성공 노하우를 그대로 가맹점에 전수할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실패율을 낮추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자체가 육성, 지원해야 할 중소기업인 셈이다. 그래서 정부는 일반 제조업과 벤처기업에 제공하는 수준의 지원을 프랜차이즈 산업에도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우량 가맹본부를 선별해 집중 육성함으로써 앞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을 국가경제의 원동력 중 하나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가맹점 낼 때 첫걸음은 정보공개서 샅샅이 살피기



현재 한국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는 2200여 개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가맹본부 수는 5월 말 현재 1400여 개다. 한 개 가맹본부가 여러 개의 브랜드를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등록 가맹본부 수는 이보다 적다. 등록된 브랜드들을 공정위가 분류하고 있는 19개 대표 업종별로 살펴 보면 외식 업종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치킨·보쌈·삼겹살 전문점 등이 포함된 기타 외식 업종이 전체 브랜드의 58.7%를 차지하며 2위 교육서비스 업종 11%를 크게 앞질렀다. 기타외식, 주류, 패스트푸드, 제과·제빵 등 4개 외식 업종의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브랜드 수의 69.3%에 달했다.



주요 업종의 대표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 외식 업종에는 비비큐(BBQ), 본죽, 처갓집양념치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대학로김가네, 원할머니보쌈, 놀부보쌈과 돌솥밥,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 등이 있다. 비중이 큰 만큼 장수 브랜드, 우량 브랜드들이 많다. 1989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주)놀부는 놀부보쌈과 돌솥밥 외에도 10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91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원할머니보쌈은 놀부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 브랜드로서, 특히 가맹본부의 본사 운영 시스템과 가맹점 지원 시스템이 우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95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BBQ는 외환위기 직후 급성장, 전 세계 55개국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제일 앞서 있다.



편의점 분야의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분야는 물론 전체 브랜드 중에서도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고 있는 SPC 그룹은 45년 설립된 식품 전문기업으로서, 대기업으로선 보기 드물게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패스트푸드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의 효시인 롯데리아가 대표적이다. 교육서비스 분야에서는 2001년 가맹사업을 시작해 6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주)해법에듀가, 기타서비스 분야에서는 92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크린토피아와 2005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잉크가이가 대표 브랜드다.



신생 브랜드로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2005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카페띠아모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배스킨라빈스에 이어 아이스크림 전문점 2위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가맹사업을 시작한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론칭 1년 만에 가맹점 50개를 돌파하며 토종 브랜드들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과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첫걸음은 정보공개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가맹본부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고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 창업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 등을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가맹점주의 의무사항, 배타적 영업지역 보호 여부, 가맹본부 임직원들의 법 위반 여부 등도 점검해야 한다.



가맹점 수가 많은 브랜드일수록 우수한 브랜드이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가맹점의 증감 추이다. 정보공개서에는 최근 3년간 가맹점 수의 변동 추이가 기록돼 있으므로 이를 확인 해야 한다. 신생 브랜드의 경우 가맹점 평균 매출액, 가맹점 수 변동 추이 등에 관한 정보가 없어 판단하기 어렵겠지만, 차별화된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는지, 본사가 충분한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면 굳이 배제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가맹거래사 등 객관적이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