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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의 외줄위에서] 새로운 마이클 잭슨을 기다리며

일간스포츠 2009.07.02 09:48
북유럽 신화의 많은 신들이 마지막 날에 거대한 전쟁을 일으켜 멸망하는 사건을 가리키는 '신들의 황혼'이라는 단어는 바그너에 의해 사용 된 후 위대한 시대의 종언을 가리키는 관용구로 자리잡았다.



지난 주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한 후 바로 이 표현이 생각난 이유는 아마도 그의 죽음이 단순히 한 아티스트의 죽음이라기보다 세계 음악시장 쇠락의 상징적인 사건처럼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클 잭슨 이전에도 시대와 국경을 넘어서는 스타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가 팝의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 그는 '오프 더 월(Off the wall)' 앨범으로 팝 음악의 상업적 전성기인 1980년대를 열었으며 '스릴러(Thriller)' 앨범으로 그 시대의 정상에 올라섰다.



평론가 강명석씨도 지적했듯이 지금도 '우리는 마이클 잭슨이 만든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오직 마이클 잭슨만이 '팝의 제왕'(King of pop)이자 진정한 의미에서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가 만든 시대는 급속하게 몰락하고 있다. 전성기를 지난 팝 음악 시장은 그 시작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음반 판매는 끝간 데 없이 추락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아이콘'들의 시대는 빠른 속도로 '아이콘 부재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죽음은 상징적으로 거대하게 느껴지며 그의 부재는 엄청난 상실감을 남기는 것이다.



혹자는 여전히 세계 음악 시장이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이콘 부재의 시대'라는 말 자체를 거부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타와 '아이콘'은 엄연히 다르다.



'아이콘'은 쟝르와 국경을 넘어선 그 만의 독자적인 세계가 표상으로 기능 할 때만 붙일 수 있는 말이다. 반대로 말해 요즘과 같이 음악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컨텐츠보다는 마케팅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 구조에서는 스타가 '아이콘'의 자리까지 오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음악이 꼭 다양해야 하며 '아이콘'이 꼭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확언컨데 음악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시대의 '아이콘'으로 기능하는 가수가 시장과 소비자를 이끌 수 없다면 음악 시장이 분명히 더 나빠질 것이다.



유럽 신화의 신들은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멸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세계 음악계 역시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예상된 시장 몰락을 막기 위해 수많은 방법들을 강구했으나 현재의 전망은 암울할 뿐이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북유럽 신화는 '신들의 황혼' 이후 신들의 멸망으로 끝이 아니다. 이후 그 자식들이 좀 더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음악시장 역시 몰락으로 끝나 버리지 않고 이 혼란을 넘어서 더 아름다운 음악이 더 좋은 환경에서 펼쳐질 수 있길 원한다. 어서 빨리 다음 시대의 마이클 잭슨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작곡가 방시혁은?



1972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미학과 졸업. 대학 3년 때까지 교수를 꿈꿨으나 중학교 때 배운 기타가 인생을 꼬이게 해 작곡의 길로 들어섰다. 제 6회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 수상, 박진영의 스카우트로 JYP엔터테인먼트의 원년 멤버가 됐다. 박진영·god·박지윤·비 등의 앨범 작업에 참여했고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임정희·바나나걸·에이트 등을 배출했다.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이 최고 빅히트작. 영원히 행복한 작곡가로 남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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