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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3000여 '나눔 천사' 줄이어

중앙일보 2004.07.14 18:15 종합 9면 지면보기

힘찬병원 임직원들이 '백의천사'가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천사계좌'에 서명하고 있다.

'작은 정성으로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


'1004원 성금' 캠페인 15일째
도시락 싸오고 용돈 줄여 1만5000여 계좌 연 2억 약정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복지 등을 체계적으로 돌보는 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We Start(위 스타트)' 운동본부가 지난달 30일 시작한 'We Start 성금 천사 캠페인'에 각계의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매달 공책 두권 값인 1계좌(1004원) 이상을 후원하는 '천사 운동'에는 14일까지 3180여명이 1만5270여계좌(월 1533여만원)를 약정했다. 한 사람이 평균 5계좌씩 약정한 셈이며 연간 2억원에 가까운 돈이다.



연말연시도 아닌 평상시 이처럼 훈훈한 '천사 릴레이'가 이어지는 것은 저소득층 아동돕기 운동이 범국민 캠페인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빈곤층 아이들을 돕는 데는 모두가 한마음이다.



최고령 후원자인 박주두(82.경기도 안산시)옹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돌보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라면서 매달 10계좌를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웅진해피올 청주지점 직원 10명은 매달 두차례 도시락(Happy lunch)을 싸오고 점심값 대신 4만원씩 내기로 했다.



천사 운동에 참여하려면 매달 자신의 통장에서 원하는 날짜에 1004원 이상씩을 자동이체해 We Start 운동본부 계좌(외환은행 068-22-01286-6, 농협 1082-01-001966, 국민은행 815601-04-025882, 우리은행 052-581567-13-101, 예금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보내면 된다.



한 통화에 2000원의 성금을 낼 수 있는 자동응답전화(ARS:060-705-2004)를 이용해도 천사가 될 수 있다. 한번에 일정액을 후원하거나 현물을 기탁해도 된다. 02-318-5003~4.



특별취재팀=양영유.엄태민.배노필 기자



인천 힘찬병원 간호사 등 134명 "무료진료 전국서 펼칠 것"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힘찬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매달 자신의 급여에서 1004원을 떼어내 저소득층 아이들을 돕는 백의(白衣)천사가 됐다.



간호사 맏언니 허경희(52)씨가 '모두 천사 되자'란 제목의 글을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지 하루 만에 134명의 직원이 한명도 빠짐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230계좌를 모았다. 욕심(?) 많은 이수찬 원장은 온가족이 나서 30계좌에 가입했고, 일부 맞벌이 직원은 아내와 남편에게도 권유해 뜻을 같이했다.



허 간호사는 "1004원이 커피 한잔 값도 안되지만 직원 모두 한마음이 되고 그 뜻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어 오히려 기쁘다"며 "역시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2년 전 개원한 관절염 치료 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은 장학재단을 설립해 매년 1000만원의 학비를 어려운 중.고생들에게 지원하면서 해마다 어버이날엔 불우 노인들에게 무료수술 행사를 벌여왔다.



환자들과 치료방법 등을 상담하는 내용의 편지를 매년 4000여통 주고받아 '사랑의 편지 쓰는 의사'로도 불리는 이 원장은 두 달에 한번씩 의료팀을 이끌고 전국 순회 무료진료를 펼칠 예정이다.



이 원장은 "노인환자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베푸는 의술을 펴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임직원 500명 "결식아동 글에 가슴 뭉클"



삼성중공업(사장 김징완) 임직원들도 월급을 쪼개 정성을 보태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서울사무소와 수원사업장 임직원 500여명은 각자 형편에 따라 3계좌에서 많게는 50계좌까지 매달 3600여계좌씩 연말까지 총 2200여만원을 기탁하기로 했다.



사회공헌업무 담당 조선예(28)씨는 "'오늘 하루가 1년처럼 생각된다'고 끼적여 놓은 결식아동의 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 이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75개 봉사팀을 두고 사회봉사를 실천해왔다. 특히 천사 캠페인은 서울사업소 120여명이 시작했지만 수도권 건설현장의 임직원까지 동참했다.



직원들은 "막상 누구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막막했는데 큰 부담 없이 아이들에게 힘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씨는 "직원들의 호응이 좋아 연말부터는 거제조선소의 7000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1995년부터 사회봉사단을 창립해 '청소년 선도'를 테마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거제조선소 직원들은 지역 7개 고등학교 결식학생 130명과 결연해 '1인 1식 지원' 운동을 하고 있다.



김징완 사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소외된 아이들을 돕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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