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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득력 있는 미 국무장관 대북 제의

중앙일보 2009.02.16 01:09 종합 30면 지면보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을 폐기할 준비가 진정 돼 있다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조약으로 대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우리가 북한과 함께 가는 길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강인하고 직접적인 외교’의 구체적 내용이 처음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이 취하고 있는 미사일 발사 준비, 대남 도발 위협의 1차적 의도는 미국이 중동이나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매달려 한반도에 신경 쓰지 못하는 사태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장관의 발언은 이 같은 북한의 우려를 대부분 해소시킨 것이다. 북핵 문제가 미국 정부의 아시아 외교에서 첫 번째 이슈라고 못 박으면서, 북한의 핵폐기 의도가 진지하다면 양국 관계 정상화 논의도 ‘병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을 위한 에너지· 경제 지원에도 나설 것”이라는 발언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공은 이제 북한으로 넘어간 형국이 됐다. 북한이 힐러리 장관의 제의를 끝내 뿌리쳐 ‘고립과 피폐의 세계’에 계속 머물지, 아니면 60년 숙원인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개방과 복구의 길’로 들어설지는 알 수 없다. 평양 지도부는 아직도 ‘위협을 통한 과실 챙기기’의 단맛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전술의 효용이 점차 떨어지고 있음을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떨고 있는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북한은 힐러리 장관의 고언(苦言)을 잘 새겨듣고 미사일 발사 등의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 이것만이 북한 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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