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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 본질은 영토분쟁”

중앙일보 2009.01.22 01:35 종합 21면 지면보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가 세계의 관심사다. 얼마 전만 해도 탱크가 진격하고 로켓탄이 날아다녔다. 무고한 시민도 숱하게 목숨을 잃었다. 겉을 보면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반목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중동의 종교’로만 알고 있던 ‘이슬람교’는 과연 어떤 종교일까. 1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사원을 찾았다. 이주화(46)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사무총장에게 ‘이슬람’과 ‘꾸란(‘코란’의 아랍어 발음)’을 물었다.


[한국인 무슬림이 말하는 가자사태] 이주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사무총장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사안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안의 본질은 종교가 아니다. 영토 분쟁이다. 아라비아 반도에는 아랍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이스라엘이 조상의 땅이라며 들어왔다. 주권을 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금까지 싸우고 있는 거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사무총장은 “이슬람 신자는 순수 저축액의 2.5%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사원에 내도 되고,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직접 줘도 된다. 단 저축할 돈이 없는 사람은 안 내도 된다”고 말했다. [김재미 대학생사진기자]


-종교는 관련이 없다는 건가.



“1차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거다. 일제강점기를 생각해 보라. 유관순 열사도, 윤봉길 의사도, 안중근 의사도 나라를 찾기 위해 애를 썼다. 사람들은 그들의 종교를 따지진 않았다. 우리에겐 그냥 열사이고 의사였다.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나라를 찾기 위해 싸우는 거다. 다만 그들의 종교가 이슬람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이슬람’하면 ‘테러’란 단어를 떠올린다.



“피가 선교의 목적인 종교는 지구상에 없다. 충돌의 이면에는 정치적 역학 관계가 있다. 정치가들의 야망은 숨겨져 있어 보이지 않을 뿐이다. 권력을 쥔 정치가들이 종교를 이용하면서 종교의 본질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본질은 뭔가.



“‘이슬람’의 뜻을 보라. ‘하나님께 복종함으로써 자신의 평화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들과의 평화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이슬람의 가르침은 공존과 공영이다. 이슬람 경전인 『꾸란』에도 ‘너희에게는 너희의 종교가 있고, 우리(무슬림)에게는 우리(무슬림)의 종교가 있다’(109장6절)는 구절이 있다. 그래서 이슬람에는 타종교와 공존, 공영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



-그럼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란 말은 뭔가.



“이슬람 경전에는 그런 구절이 없다. 교리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그건 이슬람에 없는 얘기다. 역사를 따져보라. 이슬람 밖에서 나온 얘기다.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란 말은 ‘이슬람은 무력의 종교’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역사 속에서 왜곡된 표현이다.”



실제 역사학자들은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란 표현이 이슬람 세력과 전쟁을 하던 십자군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지하드’라며 성전(聖戰)을 치르지 않나.



“‘지하드(Jihad)’는 원래 그런 뜻이 아니다. ‘노력하다’ ‘힘쓰다’란 뜻이다. ‘지하드’는 ‘하나님의 길에서 노력하라’는 의미다.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예배하고, 단식하고, 기도하는 행위 자체를 ‘지하드’라고 한다. 이슬람에는 ‘지하드납시(Jihad al-Nafsi)’란 말이 있다. ‘자기 자신과의 투쟁’이란 뜻이다. 무슬림은 지하드 중에서 가장 힘든 지하드가 ‘자기 자신과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세 종교의 뿌리가 하나라고 본다. 그래서 이슬람은 다윗의 시편, 모세의 구약, 예수의 신약을 모두 수용한다.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난 예언자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구세주(메시아)로는 보지 않는다. 예수를 다윗이나 모세처럼 하나님의 계시를 전한 예언자 중의 한 명으로 볼 뿐이다. 그래서 하나님과 예수와 성령을 하나로 보는 삼위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게 기독교와의 차이점이다.”



-유대교는 어떤가.



“유대교는 예수를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 구세주로도 안 보고, 신약성경도 인정하지 않는다. 유대교는 지금도 유대 민족을 구원할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유일신관을 갖고 있다. 이슬람교는 그걸 어찌 보나.



“이슬람교는 모두 하나의 신이라고 본다. 반면 기독교는 이슬람의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 유대교는 기독교의 예수도, 이슬람교의 하나님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세 종교의 조상은 모두 아브라함이다.”



-왜 메카를 향해 하루 다섯 번씩 절을 하나.



“동양철학에선 ‘일일삼성(一日三省·하루 세 번 나를 돌아본다)’이라고 했다. 이슬람 신앙에선 하루 다섯 번씩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진다. 메카를 향해 절을 하며 기도도 하고, 참회도 한다.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살았는가를 따져보는 시간이다.” 



이주화 사무총장은 1985년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메디나 이슬람대학에서 이슬람신학을 전공했다. 이슬람 신자이자 이슬람 예배 인도자이기도 한 그는 “개인적으로 이슬람을 접하고서 예전에 풀지 못했던 종교적 의문이 풀렸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 사진=김재미 대학생사진기자



◆이슬람교=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570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6세 때는 어머니마저 여의었다. 40세 때 동굴에서 명상을 하던 그는 하나님(알라)의 계시를 받고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아랍 부족들은 다신교를 믿었다. 유일신 하나님을 주창하던 무함마드는 박해를 받고 망명길에 오르기도 했다. 나중에는 아랍 반도를 통일해 이슬람교로 통합했다. 현재 전세계 이슬람 신자는 13억8900만 명으로 추정되며 21억3300만 명인 기독교도 다음으로 많다. 국내 이슬람 신자는 한국인 3만5000명, 외국인 10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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