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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헌신 … 이들이 지역 발전의 희망이다

중앙일보 2008.11.28 02:03 종합 14면 지면보기
대상 김동수 부안 줄포면장


중앙일보·행정안전부 주최 32회 청백봉사상 수상자들

 26일 전북 부안군 줄포면 줄포·우포리 ‘부안 자연생태공원’. 67만㎡의 넓은 공원은 어른 키보다 큰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곳곳의 호수·정원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다. 나룻배를 타고 무성한 수풀 사이 7㎞의 인공수로를 따라 올라가니 붉은 노을이 타오르고 언덕에서는 형형색색의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700여 종의 수목과 매발톱·섬초롱 등 야생화, 고라니·물수리도 눈에 들어온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버려진 땅이었다. 풀 한 포기 없이 쓰레기만 가득하던 척박한 땅을 생태 보고로 가꾼 이는 김동수(53·사진) 줄포면장. 주변에서 ‘미친 공무원’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바닷물이 상습적으로 드나들던 침수 지역이었죠. 1997~99년에 방조제를 쌓으면서 갯벌이 형성됐지만 소금기가 강해 어떤 식물도 살수가 없어 쓸모가 없었죠. 부안·고창 지역 주민들이 버린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악취가 진동하고 오·폐수가 줄줄 흐르던 곳이었습니다.”



30여 년 전 공직을 시작한 그는 갯벌의 효용성에 일찍 눈을 떴다. “생태공원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보고서를 수십 차례 올렸지만 번번이 좌절당했다.



2001년 부안군 환경보호과장이 된 그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염기를 빼 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책을 사서 읽고 직접 연구·실험했다. 그 결과 갯벌에 왕겨를 깔아 소금기를 없애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제염공법은 특허까지 취득했다.



식물의 소생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포클레인을 불러 터를 다지고 수로를 만들었다. 메밀꽃을 심고, 패랭이 등 야생화 종자도 뿌렸다. 소나무·대나무도 심었다. ‘제 정신이냐’ ‘괜한 짓으로 예산을 낭비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갯벌에 생태공원을 만들면 관광객이 몰리고, 침체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으로 밀어붙였다.



군청에 출근해 회의와 서류 결재가 끝나면 장화를 갈아신은 뒤 바로 공사현장으로 갔다.



“혼자 숨어서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폭우가 쏟아지고 눈보라가 몰아치면 둑이 무너지거나 침수되지 않았는지 직접 확인해야 했어요. 어렵고 힘든 일을 왜 내가 감당해야 하느냐며 후회한 적도 많지요. 그러나 ‘내가 물러서면 이 사업은 누구도 못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죠.”



역경을 딛고 조성한 생태공원은 한 해 15만~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풍광이 아름다워 ‘프라하의 연인’ ‘불멸의 이순신’ 등 드라마·영화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부안군이 이곳에 투입한 예산은 불과 13억원. 환경부가 2년 연속 우수생태공원으로 선정하고, 국토해양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 면장은 “갈대와 야생화, 낙조와 뱃길이 어우러지고 풀벌레가 가득한 서해안 최고의 원시생태공원으로 꾸미겠다”며 “창의적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으면 공무원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부안=장대석 기자






13명의 숨은 일꾼, 맞춤 복지·행정으로 공직사회에 새바람



제32회 청백봉사상 대상을 받은 전북 부안군 줄포면 김동수 면장 등 13명의 수상자가 27일 시상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수상자들에게는 특별승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앞줄 왼쪽 둘째부터 이진강 대한변협회장,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김 면장,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   [강정현 기자]


 전국 곳곳에서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 ‘숨은 일꾼’ 1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중앙일보와 행정안전부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제32회 청백봉사상 시상식’을 열고 지방 공무원들의 노력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원세훈 행안부 장관과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 수상자 가족과 동료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의 대상은 전북 부안군 줄포면 김동수(53) 면장(사무관)이 받았다. 본상 12명은 서울시립은평병원 주사보 이현주(48)씨와 강원도 영월군 농업기술센터 별정6급 조규원(56)씨 등이 각각 차지했다. 이들은 공직생활 중 남모를 선행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상패와 부상(대상 500만원, 본상 200만원)이 수여됐다. 특별 승진과 희망부서 전근 같은 인사상 혜택도 주어진다.



원 장관은 치사에서 “경제위기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공직자들이 솔선해 지역사회의 희망과 행복의 설계자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송 사장은 축사에서 “창의적인 업무추진과 봉사정신은 물론 ‘나눔’을 실천한 여러분은 우리 시대의 대표 청백리”라며 “개인의 영광이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청백봉사상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중 청렴 결백하고 주민에게 헌신·봉사하는 이들을 적극 발굴하자는 취지로 1977년 제정됐다. 지난해까지 670명이 상을 받았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범 공무원을 추천받은 뒤 현지 확인과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해 왔다. 올해도 6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위원장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가 엄정한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뽑았다.



양영유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본상 영광의 얼굴들



이현주 서울시 은평병원



1997년 전국 최초로 취학 전 아동 조기 시력 검진을 실시했다. 98년엔 노인과 불우 세대를 대상으로 한 지역 사회·후원 단체 연계 무료 수술 사업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구 최우수 건강증진 투자 도시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다. 지난 5년간 휴가마다 자비를 들여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나갔다. 4개국 1000여 명에게 봉사했다.



임성기 경기도 성남시 청소시설과



2003년부터 폐기물 처리장 근무를 맡아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하고 주위 환경을 개선했다. 성남시 폐기물 처리장은 매년 1000명이 견학하는 명소가 됐다. 폐기물을 담장 소재로 재활용해 예산 5억원을 아꼈고, 재활용 가전제품을 수리한 뒤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1997년 법무부 보호관찰소 사회봉사명령자 1780명을 받아 1명의 낙오자 없이 이행하도록 해 법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안재홍 부산시 정책기획담당관실



2001년 부산국제모터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부산지역 자동차·부품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2006년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직무 성과관리(BSC) 시스템을 구축해 효과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 공로로 올해 대한민국 BSC 대상과 세계 BSC 명예의 전당상을 받았다. ‘혁신 돼지-러브 뱅크’를 기획해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100원짜리 동전을 모아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기도 했다.



조규원 강원도 영월군 농업기술센터



농민들이 필요로 하는 기계를 대신 구매해 빌려주는 농기계은행 설립을 주도했다.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농민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농기계를 전해주는 ‘퀵 서비스’ 제도를 시행했다. 현재 42종 149대의 장비를 갖추고 있고, 이용 실적도 2007년 547회, 올해 10월 현재 673회로 늘고 있다. 농기계 교육에도 공을 들여 순회수리교육 1742회, 상설교육 15회를 실시했다.



임정열 광주광역시 서구 주민생활지원과



28년6개월간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했으나 직급이 6급(주사)일 정도로 승진에 연연치 않고 묵묵히 일해 왔다. 1980년부터 갈 곳 없는 학생 10여 명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등 공무원 3명, 목사 1명, 전도사 2명을 키워냈다. 2006년 구청에 취업정보센터를 개설해 3010명에게 취업을 알선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정년퇴직 후 해외봉사가 꿈이다.



강대운 충북 청주시 주민생활지원과



‘책으로 하나 되는 청주운동’을 전개해 도서 3000권을 사서 배부했다. 1999년부터 저소득층 학생과 기초 수급자 독거노인 1명씩을 돕고 있다. 79세 독거노인은 서울 종합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게 해주고 입원·요양비 를 지원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침대·탁자 등 가구도 구입해 줬다. 사랑연결운동을 통해 후원자 20명을 찾아내 장학금 1000만원 지급을 주선했다.



황규회 대전시 감사관실



중부권 마약중독자 치료기관 지정과 말기 암환자 보호시설 마련에 기여했다. 1996년부터 성폭력 피해 장애인을 돕고 있다. 2003년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처분한 돈으로 일반 주택을 구입해 정신장애인 수용시설을 열었다. 운영은 전문 재단을 설립해 맡기고 자신은 매일 아침 직접 땀을 흘리며 봉사하고 있다. 간호보조사 자격증을 집으로 보내주는 택배제도를 도입했다.



안명자 충남 서산시 종합사회복지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51세대 148명이 기초 수급자로 추가 지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저소득층 자녀 9명의 취업을 알선했고 10년 넘게 사재를 털어 불우 청소년을 돕고 있다. 1993~96년 소년가장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비와 생활비를 댔다. 2004년 100만원 상당의 컴퓨터와 2007년 한빛사회봉사대상 상금 500만원 전액을 소년소녀 가장에게 전달했다.



이재근 대전시 중구 세무과



2005년 첫 주택가격조사 때 납세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 냈다. 공시 대상 2만1081호 가운데 이의신청 건수가 0.057%인 12건에 불과했다. 7남매 중 5남임에도 지병을 앓고 있는 노부모를 17년째 모시고 있다. 정신지체 2급장애인 등 독거노인 두 명을 정기적으로 돕고 있다.



배재억 경북 성주군 허가과



폐기물·오수 시설 등 환경 업무를 맡아 민원인 중심의 인허가 업무 처리로 신뢰도를 높였다. 1200여 개 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을 등급별로 분류한 뒤 철저히 지도·감독 했다. 가야산 국립공원구역의 계획변경을 추진하면서 집단민원과 항의방문을 원만하게 처리했다. 2005년 직원들이 뽑은 ‘베스트 민원 공무원’이 됐다.



이필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총무과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원시 평동 동장을 맡으면서 ‘사랑의 119 봉사대’를 만들었다. 독거노인·장애인 등 50세대에게 매주 한 번 반찬을 나눠주고 말벗이 돼주는 서비스다. 경비는 개인 후원으로 충당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한다. 동 주민들이 감사의 뜻으로 준 성과금 300만원을 119봉사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윤창신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투박스러운 손만 보면 영락없는 농사꾼이다. 돌이 많은 제주지역에 적합한 현장 맞춤형 농기계를 집중 개발해 보급했다. 감자 수확기(1996년 특허), 스프링 쟁기(2004년 특허), 자갈 매몰 로터리(2008년 실용신안) 등을 독자 개발해 지식재산권을 얻은 농기계가 14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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