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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조선업체 4등급 나눠 구조조정

중앙일보 2008.11.19 03:14 종합 4면 지면보기
“상반기 선박 수주금액 사상 최대 기록, 폭발적 수주량 증가에 맞춰 업계는 설비증설 추진 중.”


최근 몇 년간 호황 등에 업고 우후죽순 늘어
금융위기 오자 수주량 줄고 신규 대출 끊겨
정부·은행권 “회생 여부 판단 뒤 선별 지원”

지난해 8월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의 일부분이다. 자료는 ‘수출효자’ 조선업체에 대한 호평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조선업체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향후 3년치의 일감을 미리 확보해 놓은 대형 조선업체들의 사정은 그나마 괜찮다. 문제는 중소형 조선업체들이다. 이들 조선업체의 부실은 은행권의 동반 부실을 가져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래서 정부와 은행권은 건설사·저축은행에 이어 조선업종으로 구조조정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구조조정 어떻게 하나=금융감독원은 기업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기업금융개선 지원단’을 발족하면서 기업금융 개선1팀의 주요 업무로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을 맡겼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과 협의해 회생 가능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를 구분한 뒤 업체 실정에 맞게 지원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체 입장에선 은행의 중소기업 신속지원 프로그램인 ‘패스트 트랙’이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주 채권은행은 중소 조선사를 A등급(정상기업), B등급(일시적 경영난에 직면한 기업), C등급(부실 징후가 있으나 회생 가능한 기업), D등급(회생 불가 기업)으로 분류한다. A와 B등급 기업은 은행이 신규 자금을 지원 하는 한편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이 특별 보증을 하게 된다. C등급 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게 되며 D등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은행연합회는 18일 조선업체들을 대상으로 ‘패스트 트랙’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상당수 조선업체들이 키코 피해 기업만 패스트 트랙 지원 대상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 설명회를 연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주단 협약’을 조선업체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개별 은행이 지원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주단이 만들어져야만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선업체가 대주단과 협약을 맺으면 채무상환이 유예되고 신규 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조선업체에 대한 대주단 협약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곤경에 처한 조선업체=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는 ▶현대·삼성 등 대형사 9곳 ▶특수선을 만드는 중형사 10곳 ▶중소형 화물선을 주로 만드는 소형사 50여 곳이 있다. 중소형사의 상당수는 최근 몇 년간 조선업이 호황을 지속하자 생겨난 곳이다. 그러나 조선업이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로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특히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 들어 수주량이 월평균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상황이 나빠지자 그동안 호의적이었던 은행들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대형 조선업체를 제외하곤 은행의 신규 대출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이 조선업체를 대신해 발주회사(선주)들에 끊어주던 선수금 환급보증서 발급을 중단하면서 상당수 중소형사가 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선수금 환급보증서를 끊어준 은행은 만약 해당 조선업체가 부도를 내면 선주에게 선수금과 위약금까지 물어줘야 한다. 시중은행의 선박금융 담당자는 “지금 상황에서 보증액의 0.25~0.5%인 수수료를 받겠다고 큰 위험 부담을 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C&중공업 등 10개 중소형 조선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한국중소형조선협회의 채영일 사무국장은 “은행들이 선수금 환급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으면 선수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선박 건조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신규 수주도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수십 곳의 조선업체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해상운임이 5월 최고치 대비 7%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선박의 발주처인 해운사들도 다급해졌다. 한국선주협회가 NH투자증권과 협약을 맺고 해운업체가 보유한 선박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도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현·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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