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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朝鮮族 문제'정부가 나서야

중앙일보 1996.11.29 00:00 종합 6면 지면보기
중국의 조선족을 상대로 한 사기극 등 각종 범죄가 단순한 개인범죄차원을 넘어 사회적.외교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주로 취업을 둘러싼 범죄가 대부분이었던 추세에서 이제는 유학을 미끼로억대의 사기극이 벌어지는가 하면 불법체류의 약점 을 잡아 20대 여성을 상습 성폭행하는 패륜범죄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몇 시민단체의 폭로내용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이들이현지조사한 내용을 보면 사기피해 건수가 1만4백건으로 액수만도3백3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이들은 이러한 피해로 인해 자살.

이혼.별거.정신이상.매춘 등 개인적으로 파멸지 경에 이르렀다는것이다.우리는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이런 문제에 방관.소극적이었던 정부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정부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우선 이들이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동포라는 점,향후 어 떤 형식이든 남북한의 매개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우리와 가장 인접한 중국민이라는 외교적차원 등을 고려해야 한다.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사태를 보면 오히려 이들이 동포라는 점 때문에 제3국인보다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조선족 피해의 대종(大宗)은 취업과 관련된 분야다.한국의 고(高)임금 때문에 취업희망자는 많으나 제도적으로 취업이 가능한방법은 직업연수생제도 뿐이다.그러나 이 제도가 너무 경직되고 문이 좁아 불법취업자와 취업사기가 판을 치게 됐 다.

따라서 현재의 산업연수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정식으로 외국인근로자고용허가제를 도입해 외국인에게도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대우를 받게 해줘야 한다.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터에 더이상 이런 편법운영 은 어렵게 돼 있다.

아울러 민간단체가 조사한 내용의 사실여부도 확인해야 한다.정부차원의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진 후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도함께 강구돼야 한다.이를 당한 사람의 개인적인 불행으로 돌려버리기에는 너무나 딱한 사정이 많다는 차원에서 정 부차원이 불가능하다면 사회운동이라도 벌여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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