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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美정보기관 바뀌는 정보활동

중앙일보 1996.10.03 00:00 종합 9면 지면보기
냉전은 막을 내렸지만 국가간 첩보전은 끝나지 않았다.적과 우방이 명확히 구분되던 냉전 당시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마약.테러.경제첩보등의 사안들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름에 따라 미국정보기관들은 활동영역 재조정에 실혈을 기울이고 있다.동시에 위성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종합.분석하는 새 정보기관도 발족시켰다.미국 정부와 기업이 보유한 정보를 노리는 세계각국의 첩보활동에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미국에는 어떤 정보기관이있는지,그리고 이들 기관의 개편 움직임에 대해 알아본다.

<편지자註> 미국 정보기관은 현재 냉전종식에 따른 「탈바꿈 작업」을 진행중이다. 탈냉전후 제역할을 찾지 못하고 뒤뚱거리던 미국 정보기관의 단면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은 올드리치 에임스 스파이 사건.미 중앙정보국(CIA)에서 31년동안 근무해온 에임스는 8년동안 러시아 첩보원으로 암약해오면서 미국의 고급정보를 팔 아오다 94년 2월 검거됐다.미국 첩보활동 사상 「최악의 참사」로꼽히는 이 사건은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불러온 계기가 됐다.이와함께 「소련」 이라는 적이 소멸했으므로 정보 예산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냉전종식 이후 미국 정보기관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중 하나다.

테러방지.反첩보 주력 '탈바꿈' 한창

정보활동에 소요되는 예산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그러나 CIA만 해도 연간 예산이 대략 2백80억달러(약 22조6천억원)에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따라서 연간 3~5%씩 예산을 줄여나가고 정보요원도 감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지고 있다.

95년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 폭탄테러,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주재 미군 숙소 폭탄테러,TWA 민항기 공중폭발 사건등 미국인을 상대로 한 테러활동 예방이 정보기관의 주요 관심영역으로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외에도 마약 유입 방지와 미국 기업의 정보유출 방지등이 미정보기관의 새로운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내에서는 미국을 상대로 한 첩보활동,소위 반첩보에 대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보기관은 테러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테러집단 내부에 첩자를 침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경우 미 국내법상의 불법행위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아 미 의회와 인권단체들의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

이와함께 과거 미 정보기관들이 간여했던 적대국 정부 전복기도와 요인암살등 비밀공작 활동에 대한 국내 비난이 거세짐에 따라이러한 대외공작 활동도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초 미 의회는 2년여에 걸쳐 미 정보활동에 관한 전면적 검토작업 끝에 미 정보기관이 수행해야 할 과업을 정했다.

이 보고서는 ▶냉전이후에도 정보활동에 대해 충분한 예산지원을계속할 것▶정보기관의 업무 중복과 관료주의에서 비롯된 비효율성을 없앨 것▶외교와 적절한 비밀공작을 병행할 것▶인적정보 활동을 강화할 것▶미국을 상대로 한 반첩보활동을 차 단할 것▶우방과 국제기구에 대한 정보공유에 신중을 기할 것등을 제시하고 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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