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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기자의 환경 이야기] 지구온난화 … 새로 나타난 곤충, 사라진 곤충

중앙일보 2008.09.05 02:26 종합 14면 지면보기

요즘 ‘중국매미’라고 불리는 주홍날개꽃매미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숲이 있는 공원뿐 아니라 집까지 날아들기도 합니다. 보통 매미와 달리 울지는 않지만 날개를 퍼덕이면 속날개의 붉은색이 눈에 확 들어와 섬뜩한 느낌까지 듭니다. 농촌에서는 과실나무에 새카맣게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먹거나 포도 같은 과일을 망치기 때문에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주홍날개꽃매미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아열대성 해충입니다. 1932년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있긴 하지만 정착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주홍날개꽃매미가 몇 년 사이에 이처럼 대규모로 번식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국립산림과학원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알로 겨울을 날 정도로 따뜻해졌다는 거죠. 아직 천적도 나타나지 않아 당분간은 과수농가의 피해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주홍날개꽃매미가 경기도 고양시 지역에도 급속히 퍼지면서 산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홍날개꽃매미는 나무줄기 속으로 침을 꽂아 수액을 빨아먹는다. 심한 경우 나무가 말라죽기도 한다. [고양시 일산서구 제공]
올해는 피해가 덜했지만 3년 전부터 충북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갈색여치가 떼지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농작물을 갉아먹는 바람에 과수원과 채소밭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갈색여치는 원래부터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6년 이후 숫자가 늘고 먹이습성이 바뀐 것입니다. 농업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갈색여치는 참나무 같은 활엽수의 잎을 주로 먹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봄에 잎이 일찍 돋아나고 그래서 딱딱해지면서 갈색여치가 나뭇잎 대신 부드러운 과수의 순과 열매에 이끌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지구온난화로 보기 힘들어진 곤충도 많습니다. 환경부 멸종위기 2급 동물인 붉은점모시나비는 70년대만 해도 전국 30여 개 지역에서 관찰됐습니다. 지금은 강원도 삼척이 사실상 유일한 서식처가 됐습니다. 숲이 우거지면서 먹이가 되는 기린초가 줄어든 탓이 큽니다. 하지만 남부 지역의 서식집단이 빠르게 사라진 것으로 봐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추운 지방에서 사는 북방계 나비인 봄어리표범나비·왕은점표범나비의 숫자도 크게 줄었습니다. 상제나비는 아예 사라져 버린 지 오랩니다. 한반도의 곤충 지도가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해로운 곤충의 등장 못지않게 유익한 곤충이 사라지는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인간 먹거리의 3분의 1은 곤충의 도움으로 생산된다고 합니다. 나비나 벌 같은 곤충의 꽃가루받이가 없다면 맛있는 과일과 채소도 생각할 수 없다는 거죠.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가 부메랑이 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게 현실입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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