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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기부는 그래미 남종현 회장, YBM 민영빈 회장

중앙선데이 2008.08.03 00:57 73호 10면 지면보기
분석 결과 2004년 이후 개인 명의로 가장 활발하게 고액의 정치 후원금을 내고 있는 사람은 남종현(26건) 그래미 회장이었다. 그래미는 숙취 해소 음료인 ‘여명 808’을 만드는 업체다. 충북 출신인 남 회장은 오제세·이시종·변재일·홍재형 의원 등 충북 지역 민주당 의원을 집중 후원하고 있다.

고액 정치자금 기부, 후원회장으로 본 정·재계 네트워크

YBM 시사영어사의 부자(父子) 경영인인 민영빈 회장과 민선식 사장도 한나라당 최구식·박진 의원 등 22건을 고액 기부했다. 해당 의원 측은 “대학 동문이거나 친분 관계 때문에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승우 풀무원 사장, 윤윤수 휠라 대표, 임건우 보해양조 회장도 ‘큰손’이었다. 대기업 중에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활발하게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특히 두산 3세 경영인의 대표 격인 박정원(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두산건설 부회장은 올 들어서만 의원 3명에게 한도액(1인당 500만원)까지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지 업체의 양대 산맥인 웅진의 윤석금 회장과 대교의 강영중 회장도 기부가 활발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을 후원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최병국 경산시장은 경북 지역 의원들은 물론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에게 무려 16건의 고액 기부를 했다.

동료 시의원들에게 금품을 뿌린 혐의로 구속된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해박진(200만원) 의원도 후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직원 명의 기부 많아
기부자의 1인당 한도액(연 2000만원) 규정을 피하기 위해 회사 대표 외에 임직원 이름이 동원되는 경우도 적잖았다.

부산에 사업장을 둔 Q사는 올 들어 회장과 직원 한 명 명의로 부산 출신 의원 8명에게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명의자가 두 명이어서 8명까지 후원이 가능했던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씨가 회장으로 있는 태광실업도 2006년 박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 이름으로 이광재·서갑원 의원 등 ‘친노 성향’ 의원 20여 명을 후원했다.

회사 임직원 몇 명이 특정 의원에게 집중 기부하는 사례도 목격됐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임직원들(K사장, L부사장, P상무, K상무, K부장)은 최재천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200만∼500만원씩 일제히 후원했다. 이에 대해 최 전 의원은 “고문 변호사를 맡은 인연 때문에 개인적인 후원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명의 임직원이 자유선진당 심대평 의원을 200만∼500만원씩 후원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임직원의 집단 후원은 2004년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법인 명의의 후원금이 금지되면서 급증하는 추세”라며 “하지만 회사의 지시가 있거나 회사 돈이 직접 제공됐다는 증거가 없는 한 현행법상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직원 명의의 집단 기부가 문제가 된 대한항공은 자금이 회사에서 나온 사실이 드러나 벌금형을 받았지만 한화는 개인 자금으로 인정돼 선관위로부터 무혐의 처리됐다.

이런 임직원 명의의 기부는 외부에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신고란에 직업과 나이·주소란을 엉터리로 적거나 매번 다르게 적는 식으로 조직적인 후원 자체를 감추려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학연·지연으로 맺어진 기부 네트워크
업종별로는 건설업체들이 지역 연고가 있는 의원이나 건설교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인허가와 관련된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3·15대 의원을 지낸 이인구 계룡건설 명 예 회장은 본인과 임원들 명의로 이진구·류근찬·정진석 의원 등 충청권 인사들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강원 지역 K건설, 충남 지역 I건설 등도 지역 의원들을 매년 후원한다.

꼭 건설업이 아니더라도 지방 기업인들의 ‘내 지역 의원 챙기기’는 폭넓게 이뤄졌다. 김기운 백제약품 회장은 호남 의원, 전영채 전 해피아이 사장은 충청 의원, 김홍국 하림 회장은 전북 의원들을 주로 후원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김한길), 김기문 로만손 회장(맹형규), 이화언 대구은행장(안택수)은 의원 지역구와 본사 소재지가 같아 후원 관계를 맺은 경우다. 신한은행 임원들은 주로 경제관료 출신(이종구·이한구)들을 챙겼다.

개인적인 인연으로 후원 관계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고교 동창(공성진·이원영)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주로 고향인 호남 출신 의원(정동채·김효석·신중식 등)들을 도와준다.

박근혜 의원에게는 국내 개인 기부 사상 최고액(305억원)을 부산대에 약정한 송금조씨와 선우종원 전 국회사무총장이 단골 고액 기부자다.

개인 자격으로 가장 활발하게 기부하는 사람은 구천서 전 의원이다. 재력가로 알려진 구씨는 친분이 있는 의원 5명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신영균 전 의원, 김일섭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과 윤재기 전 의원(변호사)도 정치자금을 적잖게 냈다.
동료 의원들에게 손이 컸던 의원은 권오을·김윤식·이정일 전 의원이었다. 올해 공천심사에서 비례대표 재선을 노렸던 정화원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상득·주호영·박형준·진수희)에게 500만원씩 기부했다. 비례대표 의원이 된 김소남 의원은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서울시향 대표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발탁된 이팔성 회장은 올해 정두언·백성운 의원 등 실세 의원들에게 기부했다. 사퇴 압력을 받았던 천영석 전 탁구협회장(고흥길·한선교)과 김순애·양정례씨 모녀(김무성·이규택·홍사덕·현경대)의 기부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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